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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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연쇄방화 70대 검거..경찰, 계획범죄 여부 수사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두 곳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방화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을 체포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각각 다른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었으며, 이번 사건으로 17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과거 방화 미수 전력과 범행 전후 행적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0일 역삼동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연이어 불을 지른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첫 화재 신고는 이날 오전 11시54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서 접수됐다. 당시 119에는 검은 연기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건물 3층 창문에 5명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어 7분 뒤인 낮 12시1분에는 첫 화재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한양빌딩 4층에서도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두 건물에서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경위와 피의자의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화재 발생 약 4시간 뒤인 오후 4시16분 서울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가 이날 오전 기름통을 들고 역삼동의 한 빌딩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전후 A씨의 행적을 보여주는 영상이 확보되면서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두 화재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A씨에게는 과거에도 유사한 범행을 시도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22년에도 동일한 특허법인 두 곳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쳐 구속된 바 있다. 당시 범행을 시도했던 곳과 이번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입주한 특허법인 사이의 관련성도 이번 사건의 주요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A씨가 특정 인물이나 업체에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가 기름통을 들고 다니면서 특정 변리사를 찾았다는 증언도 나온 만큼, 범행 동기와 대상이 사전에 정해져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각 건물에서 불이 시작된 층에는 서로 다른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명빌딩 3층의 특허법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변리사 B씨는 복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B씨와 함께 근무하던 남편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모두 1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건물 안에 있던 60여명은 스스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한양대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중앙대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현석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환자와 관련해 “심정지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자가호흡이 돌아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중·경상 환자들도 전부 관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현장 주변에서는 건물 창문이 깨지고 도로 교통이 통제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인근 도로의 통행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주변 상점 가운데 일부 카페는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현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49)씨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최씨는 “소방차가 출동해 나가봤더니 연기가 나고 사람들이 창틀에 매달려 있고 얼마 뒤 ‘펑’하고 폭발하는 소리가 나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방화라면) 요새 너무 이상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두 건물에 불을 지른 경위, 과거 방화 미수 사건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특정 변리사를 찾았다는 증언과 CCTV에 포착된 이동 장면 등을 토대로 범행 대상이 사전에 정해져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두 건물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한 데다 과거 방화 미수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검거되면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관련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할 예정이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