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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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개편안 진통…국교위, 시안 발표 미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대입 제도 개편안을 포함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시안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충분한 숙의와 의견 수렴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은 올해 안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교위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회의를 열고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 일정을 연기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초 이달 말 시안을 공개하고 내년 3월까지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계획에 담길 주요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충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일정을 조정했다.

 

 

 

국교위는 시안 발표를 늦추더라도 연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확한 발표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시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을 연기하는 만큼 가능한 한 빠르게 준비하되, 구체적인 날짜를 미리 정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표 시점을 서두르기보다 계획에 담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다.

 

이번 일정 조정의 배경에는 국가교육발전계획에 포함될 대입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이견이 자리하고 있다. 차 위원장이 직접 이끄는 국교위 대입제도 특별위원회는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과 내신 평가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편 방향을 두고 국교위 내부 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국민 사이에서도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문제는 대입 평가 방식의 변화를 수반하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내신 평가 확대 방안 역시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논의 대상에 포함돼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교위 안팎에서는 이러한 쟁점을 정리하고 교육 현장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려면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서도 시안 발표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김경회 상임위원은 10월 말 시안 발표가 가능한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고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획 수립에 필요한 논의와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기존 일정의 적절성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환 위원도 충분한 숙의와 의견 수렴, 공론화가 필요한 쟁점이 다수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현장과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계획을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발전된 대한민국 교육의 모습일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시안 발표 연기를 제안했다. 발표 시점 자체보다 교육정책의 방향과 내용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위원들은 논의 끝에 시안 발표를 연기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다만 연기 이후 발표 시점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었다. 연내 발표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발표 시기를 별도로 정하지 않고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으며,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에서는 10대 6으로 의견이 갈렸다. 시안 연기 자체에는 뜻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위원들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국교위는 이번 결정을 통해 당초 예정했던 시안 공개 일정을 조정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검토와 의견 수렴을 이어가게 됐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8년부터 2037년까지의 중장기 교육 방향을 담는 계획인 만큼, 대입 제도 개편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국교위가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내신 확대 등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얼마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내 시안 발표 방침은 유지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남은 쟁점에 대한 논의와 관계기관의 의견 수렴 과정이 발표 시기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