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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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미뤄진 러-우 대면 협상..트럼프 변수에 전 세계 촉각

 지난 15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3년 만의 직접 협상이 시작부터 혼선을 빚으며 불투명한 출발을 알렸다. 양측이 협상 개시 시간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됐고,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돌파구 마련 가능성도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진전 시 다음 날인 16일 협상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히며,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5일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 예정이던 회담 개시 시간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회담이 시작된다고 보도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하며 정식 합의된 시간이 없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관계자 안드리 코발렌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10시 회담 시작은 계획된 바 없으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 방송은 우크라이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이 16일로 연기될 가능성까지 제기했으나, 곧이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튀르키예 정부 주도로 협상 시간이 15일 오후로 조정됐다고 발표해 일정이 다시 조율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개시부터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16일 참석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상황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약 무언가가 일어난다면 16일(금요일) 협상장에 갈 수 있다”고 밝히며, 앞서 이번 주 초 협상 참석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14일에는 일정이 빡빡하다며 불참을 암시해왔고,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을 포함하지 않은 협상 대표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내 정상급 참여 기대는 크게 꺾인 상태였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가 직접 협상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하지만 14일 러시아 크렘린은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를 대표로 하는 협상단을 발표하며,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참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협상단에는 국방부 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외무부 차관 미하일 갈루진, 군사정보국 국장 이고르 코스튜코프가 포함됐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측이 누구를 보내는지 보고 우크라이나가 취할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 불참 시 젤렌스키 대통령도 협상장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참여 가능성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스탄불 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스탄불에 오면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앙카라에서 이스탄불로 이동하겠다고 말하며 푸틴의 참석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미 파견됐다”면서 “회담은 오늘 저녁이나 내일 열릴 수도 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는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맡을 예정이다.

 

정상급 협상 불발은 협상 성과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방 외교관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최고위급 대표단이 아닌 중간급 인사를 파견한 것이 이번 회담에서의 돌파구 마련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번 회담 제안 시 3년 전 마지막 직접 협상의 연장선상으로 이번 회담을 강조했다. 당시 협상 역시 2022년 3월 이스탄불에서 이뤄졌으며, 러시아는 당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 금지, 돈바스 지역 포기, 크림반도 러시아 주권 인정, 군사력 제한 등 강경한 요구를 한 바 있다. 지금까지도 이들 쟁점에 대해 양측 간 합의점은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CNN은 이번 협상에서조차 양측 입장차가 워낙 커서 안건조차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회담 목표에 대해 “휴전 합의가 아니면 실패”라고 단언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상에서 30일간 전면 휴전을 최우선 요구안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협상 목표를 “갈등의 근본 원인 제거”로 제시하며, 나토 확장 문제부터 돈바스, 우크라이나 국가 존폐 문제까지 광범위한 요구를 하고 있어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대화 제안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의식한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러시아 편향적 태도로 비판받았으나, 최근엔 푸틴 대통령에 협상을 촉구하고 추가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태도가 다소 강경해졌다. 지난주 미 부통령 JD 밴스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 출신 마이클 맥폴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으나 아무 것도 되돌려받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연 전략이 계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관심을 잃을 것으로 판단해, 미국의 군사 지원 중단으로 우크라군이 약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의 토머스 그레이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철수할 경우 “너무 실패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완전한 손 떼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진전 여부와 양국 간 극심한 입장차가 향후 평화 구축 과정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