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실행은 여전히 위태롭고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간의 무력 충돌 끝에 양국이 휴전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휴전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의해 사실상 강제된 측면이 크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수년간 지연시켰다”며 군사적 성과를 자평하고 있으며, 정보기관 또한 “전례 없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일어서는 사자 작전’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도 ‘자신들의 의지로 휴전을 이끌어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침략을 후회하게 만들고, 전쟁을 종식시킨 것은 이란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적이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든 승리”라며 정치적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휴전 직후에도 양측의 산발적인 교전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발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양측 모두에게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는 “이제는 양측 모두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나토 정상회의에 출발하기 직전에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고성을 지르며 “공격을 멈추라”고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실제로 이란 영공 내 20개 목표물을 공격 직전까지 진입한 상태였으며, 트럼프의 긴급한 요구가 없었다면 더 큰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전개는 휴전이 결코 양국의 신뢰 속에서 이뤄진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폭격을 단행했다. 미국의 정보기관(DIA)은 이번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6개월 미만으로 지연시켰을 뿐, 핵심 시설이나 농축우라늄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완전 파괴” 발언과 배치된다.

 

CNN은 DIA 보고서를 인용해 “벙커버스터 등 정밀 폭격에도 핵심 시설은 여전히 가동 가능성이 있으며, 농축우라늄도 손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백악관은 “해당 평가는 전적으로 틀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했다.

 

향후 이란이 핵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을지가 이번 휴전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측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통화에서 “국제 규범에 따른 미국과의 문제 해결 의지”를 언급하며 협상 의사를 내비쳤지만, 구체적인 대화의 일정이나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휴전은 양국 간 가장 격렬했던 무력 충돌을 멈춘 중대한 분기점이지만, 상호 불신과 미완의 핵 협상 속에 그 지속성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비난과 견제가 계속되는 한, 이번 휴전도 일시적 봉합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