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휴전 이후 발생한 갈등을 해소하고 무역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 합의에 공식 서명한 사실이 26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개최된 대규모 입법 촉진 행사에서 “우리는 어제 중국과 서명했다”고 밝혀 미중 무역 협상의 중요한 진전을 공개했다. 이번 서명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 이후 발생한 양국 간 핵심 쟁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2차 고위급 회담(런던) 합의를 공식 문서로 구체화한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4일 중국과의 협상 결과에 서명했다며, 이는 미중 간 무역 대화에서 이뤄진 합의를 성문화한 것으로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반도체 관련 일부 수출 통제 조치를 철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은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추가 양해각서에 동의했으며, 이는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내용”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열린 1차 미중 무역 회담 당시 양국은 상호 관세율을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는 데 합의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이 10%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지하고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으며,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도 양국 관계 악화의 불씨가 됐다.

 

이에 양국은 6월 초 런던에서 2차 고위급 협상을 개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와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체류 허용, 미국의 첨단 반도체 및 관련 기술 수출 규제 완화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었고, 상당 부분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서명은 이 런던 합의 사항을 공식 문서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미중 간 무역 긴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일부 거대한 합의를 추진 중이며, 인도 시장 개방과 관련한 매우 큰 합의도 곧 인도와 체결할 것”이라고 밝혀, 미중 무역 협상뿐만 아니라 인도 등 다른 주요 무역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도 추진 중임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57개 경제 주체(56개 국가 및 유럽연합)에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7월 8일)를 앞두고, 각국과 관세율 조정, 무역 균형 개선,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논의하며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유예 기간 종료 전 약 2주 동안 우선 10대 국가와 무역 합의를 완료하고, 이들을 기준으로 다른 국가들이 참여하도록 범주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의 대상 국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추가 협상을 원하는 국가들과 협상을 진행할 것이며, 미국이 최종적으로 정할 관세율을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상호관세 유예 시한 연장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연장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미중 양국이 격화된 무역전쟁을 일시적으로 봉합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경제 협력 재개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희토류 공급 문제는 첨단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 조달과 직결된 만큼, 중국의 공급 재개와 미국의 수출 규제 완화 합의는 양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체류 허용 합의도 미중 간 인적·학문 교류 회복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미중 합의를 바탕으로 영국과도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등 다자 간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와도 대규모 시장 개방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 재편에 적극 개입하며 자국 산업 보호와 동시에 무역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근본적인 원인과 쟁점들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양국 간 무역 협상과 합의 이행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와 도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국내 정치 상황과 국제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협상 동력이 변동될 수 있어, 이번 합의가 장기적으로 안정적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처럼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이번 공식 서명은 양국이 경제적 갈등을 완화하고, 세계 경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상호 협력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그러나 실질적 이행과 추가 협상, 그리고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양국의 전략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국제사회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