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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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륙 할퀴고 북상 중…'메기' 태풍 타파, 한반도까지 덮치나?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인 '메기류의 물고기'를 뜻하는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중국 대륙 남부를 집어삼켰다. 초속 30m에 달하는 살인적인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이 태풍은 8일 오전 8시 50분경, 광둥성 장먼시 타이산 해안에 상륙하며 본격적인 파괴를 시작했다. 상륙 당시 중심기압은 978hPa에 달해 그 위력을 실감케 했다.

 

태풍이 직접 강타한 광둥성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타이산 지역에서는 182개에 달하는 모든 학교와 유치원에 즉각 휴교령이 내려졌고, 장먼시에서만 4만 1천여 명, 광둥성 전체를 통틀어 무려 6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뒤로하고 긴급 대피해야 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황색 태풍경보를 발령하며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중국의 4단계 태풍 경보(적색→주황색→황색→청색)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황색 경보는 대중교통 운행 중단과 전면 휴교를 동반하는 강력한 조치다. 장먼해사국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조 선박 30척과 해상 구조대 43팀을 급파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태풍의 위력은 인접한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마저 마비시켰다. AP통신에 따르면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100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거나 지연되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오전, 베이징을 출발해 홍콩에 도착하려던 홍콩 익스프레스 소속 여객기가 강풍과 악천후 속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인근 잔디밭에 멈춰서는 아찔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항공기 랜딩기어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라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사고와는 별개로, 태풍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인해 홍콩 전역에서 최소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시내 쇼핑센터들은 거대한 유리창이 강풍에 파손될 것을 우려해 두꺼운 테이프를 붙이고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리는 등 태풍과의 사투를 벌였다.

 

시속 15~20km의 속도로 북서쪽으로 이동 중인 태풍 타파는 광시성 우저우시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9일 오후까지 광둥성 서부와 남부 연안, 광시자치구 중동부 지역에 엄청난 양의 비를 더 쏟아낼 것으로 예보되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풍은 9일 새벽 중국 내륙으로 깊숙이 상륙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될 전망이지만,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제주와 남부 일부 지역은 간접 영향권에 들 수 있어 기상 상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