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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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Z세대의 분노, 대통령을 날려버렸다

 마다가스카르에서 Z세대 주도의 반정부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며 정국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무능과 부패, 잦은 정전과 단수, 고물가 등 누적된 생활고에 분노한 청년층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51)은 신변 안전을 이유로 해외로 긴급 도피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군용기를 이용해 출국했으며,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정확한 행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위는 지난달 25일 수도 안타나나리보와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촉발됐다. 주된 참여층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의 이른바 Z세대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메신저를 통해 시위 장소와 동선을 신속히 공유하며 확산을 주도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내각 전원을 전격 해임하고 국가 차원의 해결을 약속했지만, 분노는 오히려 부패와 무능한 통치 전반에 대한 규탄으로 번지며 대통령 사임 요구로 결집했다. 유엔은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정국의 분수령은 군 내부 균열이었다. 11일 수도 외곽에서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캡사트(CAPSAT) 부대가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며 시위대 편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캡사트는 2009년 당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며 라조엘리나의 권력 장악을 뒷받침했던 핵심 세력이다. 이번에는 그들이 등을 돌리며 정권의 기반을 뒤흔들었다. 라조엘리나는 12일 “불법 쿠데타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지만, 캡사트 장교들은 쿠데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앞으로 육·해·공군의 모든 명령은 캡사트 본부에서 발령될 것”이라며 실질적 지휘권 장악을 선언했다. 헌병대 일부와 경찰 라인에서도 이탈 조짐이 이어지며 권력의 수직 계통이 무너지는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라조엘리나는 프랑스가 제공한 헬리콥터를 통해 일시 피신한 뒤, 13일 페이스북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신변 보호를 위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체류지 공개를 거부한 채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오직 헌법 절차에 따라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사임을 거부하고 있다. 2014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이중국적자라는 점, 프랑스가 과거 식민 종주국으로 현재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 맞물리며 ‘외세 의존’ 논란도 재점화됐다. 야권은 과거부터 그의 이중국적을 ‘반역’에 가까운 행위로 비판해왔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약 3000만 명 중 75%가 빈곤선 이하에 머물고, 1960년 독립 이후 2020년까지 1인당 GDP가 45% 감소한 최빈국이다. 빈곤과 불평등, 인프라 붕괴가 겹치며 전력·수도 공급 불안이 일상화됐다. 이번 시위는 네팔에 이어 Z세대가 주도해 정권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커진 두 번째 사례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청년층은 정부 주도의 정보 통제를 우회하고, 분산형 조직으로 현장 대응력을 높여 정부의 전통적 치안·선전 전략을 무력화했다.

 


권력 공백 속 차기 권력 구도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BBC는 캡사트의 지지를 받는 마낭소아 데라마신자카 라코토아리벨로 국방장관을 잠정 지도자로 지목했다. 그는 최근 데모스테네 피쿨라스 장군을 신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라조엘리나가 시위 진압을 위해 직접 기용했던 인물이다. 헌병대 일부가 정부와 결별해 캡사트와 보조를 맞추는 정황까지 더해지며 ‘군 내부 연합’의 과도정권 수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서방 외교가에서는 “헌정 질서 회복”과 “민간 주도의 과도 정부 구성을 위한 중재” 필요성이 제기된다. 프랑스의 역할을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피신 경로 제공과 비공개 협의가 갈등 완화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견해와, 전 식민 종주국의 개입이 반발을 키워 반프랑스 정서를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교차한다.

 

정치 일정과 경제 운영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국고채 발행이 지연되고, 연료·식료품 유통 차질로 물가 압력이 커지는 한편, 관광·광업 투자도 동요하고 있다. 시민사회 단체와 종교계는 유혈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발포 중단·구금자 석방·독립 조사 착수”를 요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거리의 분노가 사그라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시위대는 “즉각 사임, 부패 처벌, 전기·수도 공급 정상화 로드맵”을 내놓으라며 연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결말의 열쇠는 군의 결집 방향과 국제사회의 중재, 그리고 라조엘리나의 선택에 달렸다. 그가 헌법 절차를 내세워 복귀와 통제를 시도할 경우 충돌이 격화될 수 있고, 반대로 사임 또는 권한 위임을 택하면 조기 총선과 과도정부 구성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Z세대가 촉발한 분노가 체제 교체로 귀결될지, 제도권 개혁으로 수렴될지, 마다가스카르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 질렸다면…요즘 뜨는 '숨은 보석' 여행지 3곳

진 소도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익숙한 여행지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점 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의 고유한 매력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려는 여행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북적이는 대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한 소도시에서 온전한 휴식과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여행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과 베트남의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들이 있다. 특히 일본 시즈오카현의 후지노미야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무려 38배나 폭증하며 새로운 스타 여행지로 떠올랐다. '일본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의 나하와 베트남 북부의 산악 도시 사파 역시 각각 60% 이상 예약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이 아닌, 대중적인 여행 트렌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강력한 신호다. 과거에는 도쿄나 오사카,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잠시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이들 소도시가 이제는 그 자체로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소도시 열풍의 배경에는 대도시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이 자리한다. 후지노미야는 웅장한 후지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지역 특유의 미식과 쇼핑,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휴양과 해양 액티비티는 물론, 섬 전체를 자유롭게 누비는 드라이브 여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올해 오키나와의 렌터카 예약은 전년 대비 250%나 급증하며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했다. 베트남 사파 역시 인도차이나 최고봉인 판시판산의 장엄한 풍경과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하노이에서의 접근성이 개선되며 숨은 보석에서 모두의 버킷리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결국 이는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행객들은 이제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관광객이 되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속도에 맞춰 여행을 디자인하는 능동적인 탐험가를 자처한다. 오키나와 해변 도로를 고카트로 질주하고, 사파의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 위를 산책하며, 후지산의 절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이색적인 활동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의 말처럼, 이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발견의 즐거움'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소도시들의 반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