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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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연준 의장 인준, 공화당 내부 균열로 안갯속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이사의 인준 절차가 시작부터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현직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한 법무부의 이례적인 형사 수사가 발목을 잡으면서, 워시 지명자의 인준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인준 절차의 전면적인 보류를 선언하고 나섰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월 의장과 리사 쿡 이사에 대한 형사 수사를 통해 연준을 협박하고 통제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관련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어떠한 인준 절차에도 협조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상황은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마저 균열이 생기며 더욱 복잡해졌다. 은행위 소속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연준의 독립성을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워시 지명자의 인준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투명하게 해결될 때까지 차기 의장 인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러한 반발을 ‘정치적 술수’로 규정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연방검사장을 향해 끝까지 수사할 것을 주문하며 사법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백악관은 워시 지명자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민주당의 인준 절차 지연 요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는 법무부가 진행 중인 파월 의장의 상원 위증 혐의와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신청서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한 수사다. 파월 의장은 이를 연준의 통화정책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며 정면으로 반발해왔다.

 

차기 연준 의장 인준안은 상원 은행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의 전면 반대와 공화당 일부 의원의 이탈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 자리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