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해외소식

이란 국영방송서 "하메네이 죽음을"… 국장 해고·줄징계

이란 최대의 국경일인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일(2월 11일), 체제 선전의 최전선에 있는 국영 방송에서 최고지도자를 저주하는 구호가 생중계되는 사상 초유의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이란 당국은 즉각 관련 책임자들을 해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방송 실수를 넘어 현재 이란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반정부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과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11일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체스탄주의 지역 방송국인 '하문네트워크'의 생방송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 리포터로 나선 무사브 라술리자드 기자는 거리의 시민들을 인터뷰하며 혁명기념일의 열기를 전하고 있었다.

 


문제의 순간, 라술리자드 기자는 이슬람권의 전통적인 기도 문구인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려던 찰나, 돌연 "마르그 바르 하메네이(하메네이에게 죽음을)"라는 문장을 내뱉었다. 이는 반정부 시위대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규탄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구호다. 두 문장은 리듬감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으나, 그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인 만큼 방송 직후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방송 직후 소셜미디어(SNS)에는 해당 장면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사태를 인지한 하문네트워크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당국은 방송국 국장을 즉각 해임하고, 라술리자드 기자를 포함한 제작진 전원을 직무 정지시킨 뒤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라술리자드 기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명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혀가 꼬여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며 "본의 아니게 반체제 인사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해당 지역인 시스탄발루체스탄이 이란 내에서도 반정부 정서가 가장 강한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수니파가 다수인 이 지역은 오랫동안 시아파 정권으로부터 차별받아왔다는 인식이 강해 시위 때마다 가장 격렬한 저항이 일어나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기자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현장의 목소리가 튀어나온 '프로이트의 말실수(Freudian slip)'가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방송 사고는 이란 당국이 대내외적으로 체제 결속을 과시하려던 시점에 발생해 더욱 뼈아프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념일 전날 밤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는 당국이 준비한 불꽃놀이가 펼쳐졌으나, 어둠을 틈타 주택가 베란다와 옥상에서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실제로 이란의 정세는 폭풍전야와 같다. 지난 12월 경제난으로 촉발된 시위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졌고, 당국은 지난달 8일 인터넷과 통신망을 전면 차단하는 초강수를 두며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인명 피해 규모를 두고도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공식 집계를 통해 시위 사태 사망자가 3,117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의 집계는 이보다 훨씬 참혹하다. HRANA는 지난 11일 기준 확인된 사망자만 7,002명에 달하며, 추가로 검증 중인 사망 사례가 1만 1,730건에 이른다고 폭로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