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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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헝가리 정권교체에 '환호'

 헝가리에서 16년간 이어진 오르반 빅토르 총리의 '철권통치' 시대가 막을 내렸다.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신생 야당인 티서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골칫거리'로 불리던 헝가리의 정책 노선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개표가 채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시점, 티서당이 개헌 가능한 의석(3분의 2)을 훌쩍 넘는 135석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되자 오르반 총리는 신속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를 위해 야당으로서 봉사하겠다"며 일각의 불복 가능성 우려를 불식시키고 16년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번 선거 결과는 헝가리 전역을 뒤흔들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77.8%의 투표율이 말해주듯, 변화를 향한 국민적 열망이 폭발했다. 정권 교체가 확정되자 수도 부다페스트 거리 곳곳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오르반 총리의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유럽연합(EU)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유럽을 선택했다"고 평가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통합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오르반 총리의 강력한 우군이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은 침묵을 지켰다.

 


이번 총선 결과로 그동안 EU와 사사건건 충돌해 온 헝가리의 대외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EU는 헝가리의 민주주의 후퇴를 이유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동결해왔는데, 시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이 자금이 풀리고 장기적으로는 유로화 도입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번번이 제동을 걸었던 헝가리의 역할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EU의 대(對)러시아 공동 전선이 더욱 강화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 지원 논의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