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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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없었다"…푸틴의 미사일은 깡통?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시니크'가 실제 전장에서 파괴력보다는 심리적 압박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이 최근 키이우주 빌라체르크바 지역에 추락한 미사일 잔해를 수거해 정밀 분석한 결과, 해당 발사체 내부에는 폭발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던 것은 비활성 탄두 시뮬레이터로 불리는 금속 및 콘크리트 덩어리였다. 이는 러시아가 실질적인 살상보다는 무기 체계의 사거리와 궤적을 시험하는 동시에 서방 세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레시니크는 본래 다탄두(MIRV)를 장착해 재래식 공격과 핵 공격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된 위협적인 병기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미사일이 명중한 곳은 군사 시설이 아닌 엉뚱한 자동차 정비소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인근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나, 유도 시스템의 한계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목표물에서 무려 80km나 떨어진 민간 시설을 타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격 지점에는 지름 3m 규모의 구덩이가 생겼으나, 폭발 탄두의 부재 덕분에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이처럼 폭약이 없는 '더미(dummy) 탄두'를 실어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11월 드니프로 지역 공습과 올해 초 공격에서도 오레시니크는 금속 질량체만을 장착한 채 발사된 바 있다. 이러한 방식은 지면 충돌 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구덩이는 만들지만, 화약에 의한 대규모 폭발과 화재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파괴력을 조절함으로써 서방과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레드라인'은 넘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핵 배달이 가능하다는 공포를 심어주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사실상 '정치적 도구'로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미사일이 군사적 목적보다는 우크라이나와 나토 회원국들을 위협하기 위한 과시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요격이 어렵다는 점을 부각해 상대방의 방어 의지를 꺾으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발사 지점이 수도 키이우와 더욱 가까워졌다는 점은 우크라이나 수뇌부를 향한 직접적인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잔해 회수를 통해 오레시니크의 세부 구조를 파악하는 뜻밖의 수확을 거뒀다. 추진 단계 이후 탄두를 분리하는 장치와 개별 탄두를 연결하는 배선 시스템 등을 확보함으로써 러시아 극초음속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레시니크는 핵탄두 탑재를 상정하고 설계되었기에 정밀 타격 능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폭탄이 없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는 금속 덩어리 자체가 민간인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꺼내 든 '오레시니크' 카드는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기보다는, 국제 사회의 지원을 억제하기 위한 공포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비록 이번에는 '깡통 탄두'였지만, 언제든 실전용 탄두로 교체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기만적인 공격 전술은 전쟁의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국제 사회는 러시아가 던진 정치적 메시지 이면의 실질적인 군사 위협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