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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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감자튀김 위기, 500만톤 재고에 '골머리'

 세계 최대의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역대급 풍작에도 불구하고 감자 가격이 톤당 0유로까지 추락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8년 만에 기록적인 수확량을 달성했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수출길 차단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톤당 100만 원을 호가하던 감자 현물 가격이 사실상 가치를 상실하면서 벨기에 농가는 물론 유럽 전체 농업 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운 형국이다.

 

이번 공급 과잉 사태의 이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 유럽산 냉동 감자튀김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인 대미 수출량이 지난 1년간 8%나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자 벨기에산 감자는 갈 곳을 잃고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수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며 수천 톤의 감자를 밭에 내다 버리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또한 감자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소비국으로 향하는 물류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냉동 감자의 보관 비용 부담을 키웠고, 중동 지역의 관광객 감소는 현지 리조트와 외식 업계의 감자튀김 소비 급감으로 이어졌다. 벨기에 감자 가공협회는 물류 차질과 수요 위축이라는 이중고가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에 따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가파른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감자튀김의 주된 소비처인 식당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냉동 감자 수요가 구조적으로 위축되었다. 상품시장 분석가들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기호식품에 가까운 감자튀김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경기 침체 국면에서 나타나는 장기적인 소비 패턴의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비만 치료제 열풍은 감자 산업에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혔다. 미국 성인 8명 중 1명이 복용할 정도로 대중화된 오젬픽과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은 고열량 식품에 대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이러한 의학적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감자튀김이나 감자칩 같은 튀긴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고, 이는 감자 소비량 감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감자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벨기에와 독일 등 주요 생산국들은 남는 감자를 무료로 배포하거나 가축 사료로 전환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500만 톤에 달하는 재고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풍작이 오히려 농민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풍년의 역설'이 현실화되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중동의 전운이 가시지 않는 한, 벨기에 감자 농가의 시름은 투표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 농업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뷰민라 2026 성료, 악뮤 '개화'로 증명한 존재감

장식한 주인공은 남매 듀오 악뮤였다. 메인 무대인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의 마지막 헤드라이너로 나선 이찬혁과 이수현은 최근 발표한 정규 앨범 '개화'의 수록곡들을 선보이며 7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복귀를 알렸다. 이들의 무대는 세련된 편곡과 압도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져 공연 막바지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와 함께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악뮤의 무대에 앞서 메인 스테이지는 다채로운 장르의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책임졌다. 솔로로서 독보적인 감성을 보여준 데이식스의 원필을 비롯해, 특유의 리듬감으로 관객을 휘어잡은 장기하, 그리고 포크록의 정수를 보여준 로이킴과 심규선이 밴드 사운드와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하현상, 소수빈 등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들과 드래곤포니 같은 신예 밴드들까지 가세해, 인디와 메이저를 아우르는 뷰민라만의 탄탄한 라인업을 증명하며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음악적 즐거움을 제공했다.서브 스테이지인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는 감성 듀오 옥상달빛이 헤드라이너로 등장해 특유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무대를 이끌었다. 멤버들은 '유서'라는 곡을 소개하며 던진 엉뚱한 농담으로 객석에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공연 중 발생한 작은 실수조차 자학적인 조크로 승화시키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들의 감미로운 화음과 진솔한 토크는 봄밤의 정취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넸으며, 인트로부터 엔딩까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서정적인 무대의 정점을 찍었다.같은 스테이지에서는 평소 라이브 공연을 접하기 힘들었던 아티스트 알레프의 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존, 92914, 거니 등 감각적인 사운드를 지향하는 뮤지션들과 밴드기린, 임지우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봄의 마지막 날을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로 물들였다. 관객들은 잔디밭에 앉아 여유롭게 음악을 감상하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인디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시간을 가졌다.강렬한 에너지를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플러드 인 더 케이브' 스테이지는 국악 퓨전 록밴드 카디가 헤드라이너로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거문고와 일렉 기타가 조화를 이룬 이들의 사운드는 페스티벌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또한 3인조 펑크밴드 스네이크 치킨 수프를 필두로 와와와, 로우 하이 로우 등 개성 넘치는 인디 밴드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연주를 선보이며, 신예들의 패기와 베테랑의 노련함이 공존하는 폭발적인 무대를 완성했다.이틀간 펼쳐진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은 악뮤의 성공적인 복귀 확인과 더불어 옥상달빛, 카디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보여준 진정성 있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음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 이번 축제는, 관객들이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되었다.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을 잇는 길목에서 울려 퍼진 이들의 선율은 내년 축제를 기약하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소중한 조각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