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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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ICT 대회에 22만 명 집결, 인재 싹쓸이

 글로벌 기술 패권을 둘러싼 인재 확보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전 세계 이공계 두뇌들을 한자리에 모으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5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막을 내린 제10회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대회’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2,000여 개 대학에서 22만 명 이상의 학생과 교원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이번 대회는 화웨이가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설계를 아우르는 거대 기술 생태계의 포식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장이었다.

 

화웨이가 이토록 인재 발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첨단 기술 인력 부족 현상과 맞닿아 있다. 화웨이 분석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ICT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약 2억 명에 달하지만, 실제 공급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억 4,00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약 6,000만 명의 인력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화웨이는 경진대회를 단순한 시상식이 아닌, 잠재력 있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자사 기술 생태계에 편입시키는 전략적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대회 수상자들은 화웨이 입사 시 우선 고려 대상이 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대회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한 화웨이의 연구개발(R&D) 환경 또한 인재들을 유혹하는 강력한 무기다. 둥관시에 위치한 화웨이 시춘 캠퍼스는 여의도공원의 5.5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 유럽의 마을을 본뜬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어 마치 거대한 대학 도시를 연상케 한다. 3만 명에 가까운 연구원이 상주하는 이곳은 주거시설과 체육시설, 호수와 산책로가 어우러진 창의적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화웨이는 이번 대회 결선 진출자들에게 이 캠퍼스를 전면 공개하며 자사의 압도적인 기술 자본과 복지 수준을 직접 체감하도록 유도했다.

 

화웨이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발표한 차세대 반도체 설계 패러다임인 ‘타우(τ) 스케일링 법칙’과 궤를 같이한다. 기존 반도체 업계의 바이블이었던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하에, 화웨이는 자체적인 기술 표준을 제시하며 AI 반도체 ‘어센드’와 독자 운영체제 ‘하모니 OS’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기술 자립의 범위를 설계 원천 기술까지 확장하려는 화웨이 입장에서, 자사 표준에 익숙한 젊은 개발자들을 확보하는 것은 생태계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실제로 화웨이는 내년 대회부터 중국 예선에 어센드 칩 전용 AI 계산 모듈 개발 트랙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래의 주역인 젊은 개발자들이 학창 시절부터 화웨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기술을 익히도록 유도하려는 포석이다. 화웨이 고등교육사업부 측은 강의실에서의 이론 학습과 산업 현장의 실무를 잇는 교량 역할을 자처하며, 스마트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인재 육성이 곧 기술 자립의 완성이라는 확신이 담긴 행보다.

 

화웨이는 전체 매출의 20%가 넘는 44조 원가량을 매년 연구개발에 쏟아 붇고 있으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R&D 인력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기술 중심 기업이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화웨이가 흔들림 없이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 22만 명의 이공계 인재를 불러 모은 이번 ICT 대회는 화웨이가 그리는 미래 기술 지도가 단순히 중국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표준을 향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