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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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포기 확약 없이 이란서 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에 합의하며 100일 넘게 이어진 중동의 전운을 일단 걷어냈다. 초단기 승리를 장담하며 시작된 이번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극단적인 위협과 잦은 입장 번복이 반복되면서 국제 사회에 극심한 혼란을 안겼다. 특히 개전 한 달째인 지난 3월 말부터는 공격 시한을 정해두고도 이를 수차례 연기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절정에 달하며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먹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는 '초토화'였다. 그는 48시간 내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발전소 폭격을 예고했으나, 이란이 요지부동이자 대화 중임을 핑계로 공격을 닷새 뒤로 미뤘다. 이후에도 뉴욕 증시 폭락과 중재국의 요청 등을 이유로 공격 시점은 4월 초까지 세 차례나 더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지옥이 올 것'이라거나 '문명 소멸' 같은 유례없는 강경 발언이 쏟아졌지만, 정작 결과는 2주간의 휴전을 거쳐 기한 없는 무기한 휴전으로 이어지는 허무한 결말을 맞았다.

 


협상 과정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실제와 거리가 멀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의 대면 협상을 앞두고 핵 프로그램 중단 등 핵심 쟁점 15개 항목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협상은 결렬로 끝났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이 이미 협상장으로 출발했다고 말한 시점에 부통령이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신뢰를 잃었다. 이란은 이러한 허점을 간파하고 오히려 전쟁 배상금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맞서며 주도권을 쥐려 했다.

 

지지층의 반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핵 포기에 대한 확약 없이 종전 합의를 우선시하는 초안이 공개되자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다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고, 이란의 농축 우라늄 반출이라는 기존의 '레드라인'마저 현지 폐기 허용으로 수정하며 타협점을 찾았다. 이는 초기 목표였던 영구적 핵 중단이라는 명분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쟁의 마지막 고비는 미군 헬기 추락 사건이었다. 지난 9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아파치 헬기가 격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보복 공격을 가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대대적인 공습이 예고됐던 11일,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이란의 합의 의사를 수용하며 사흘 만에 공격을 중단시켰다. 합의 당일에는 이란의 변심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총리에게 거친 비난을 퍼부으며 합의 판을 유지하려 애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번 전쟁은 완전한 승리도, 명확한 핵 문제 해결도 이루지 못한 채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는 실리를 챙겼지만, 100일간 보여준 오락가락 행보는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국제적 불신을 심화시켰다. 핵심 쟁점인 핵 문제는 추후 과제로 미뤄진 상태여서 이번 합의가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잠시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에 그칠지를 두고 당분간 거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지연못, 단오의 흥으로 물든다

로 건너가 아스텍 문명을 세웠다는 설과 튀르키예와의 혈연적 유대감 등 광범위한 역사적 담론을 배경으로 기획됐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우리 민족의 혼이 서린 성소로 평가받는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황지연못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축제의 서막은 19일 황지연못에서 거행되는 용신제가 장식한다. 용신제는 물의 근원지에서 한 해의 풍년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례로, 태백단오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엄숙한 자리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혼례 시연과 청소년들의 성년의식례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고유의 예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성인이 되는 이들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내며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공연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 개막식에서는 '태백, 빛의 단오'라는 주제 공연이 펼쳐지며,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우아한 춤사위와 지역 전통 소리인 태백아라레이가 무대를 채운다. 여기에 퓨전 국악 밴드와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 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 무대는 태백의 문화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아찔한 줄타기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 무형유산급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비보잉 공연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국악 합주단과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황지연못 주변은 전문 예술가들의 기량과 시민들의 흥겨움이 교차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여 단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체험 프로그램 역시 단오의 세시풍속을 충실히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훈 부채 만들기, 궁궁이 향주머니 제작, 떡메치기 등 손끝으로 전통을 느끼는 활동들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며 앵두화채와 단오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자칫 박제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태백시는 이번 단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태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황지연못의 맑은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이번 태백단오를 통해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적 혁신이 만난 이번 행사는 지역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