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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테크 5곳 소송 추진

 호주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법을 위반한 혐의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유튜브 등 주요 디지털 플랫폼 5곳을 상대로 소송을 추진한다. 미성년자의 유해 콘텐츠 노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규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니카 웰스 호주 통신부 장관이 20일 시드니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웰스 장관은 해당 플랫폼들에 대한 법적 조치가 예상되는지 묻는 질문에 “내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법적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치는 호주 정부가 시행한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법의 준수 여부를 둘러싼 조사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3월 호주의 독립 온라인 안전 규제기관인 e안전위원회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유튜브 등 5개 플랫폼이 관련 법률을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가 지난해 12월 시행한 ‘온라인안전수정법’은 16세 미만 청소년을 유해한 온라인 콘텐츠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법에 따라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미성년자가 계정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단순히 연령 제한을 공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연령 기준을 적용해 미성년자의 계정 이용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미성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7월 공개된 e안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성년 이용자 상당수는 기존 계정을 계속 사용하거나 새로운 계정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효과적인 연령 확인 절차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주 정부와 규제 당국은 플랫폼 기업들이 법에서 요구하는 조치를 충분히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데 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의 계정 이용을 차단하기 위한 연령 확인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기업들이 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기업에는 최대 1억920만 호주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플랫폼별 위반 여부와 책임 범위는 향후 조사와 법적 절차를 통해 판단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가늠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호주 정부는 관련 조사를 뒷받침하기 위해 e안전위원회의 권한도 강화했다. 정부는 규제기관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전·현직 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사에 필요한 권한을 추가했다. 플랫폼 기업의 내부 운영과 연령 확인 절차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보완한 것이다.

 

웰스 장관은 규제기관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e안전위는 이들 5개 기업을 연방 법원에 제소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수집할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며 “권한을 사용해 이번 사건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미성년자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규제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책임 문제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호주 정부는 연령 제한 규정이 실제 이용 환경에서 효과를 거두도록 플랫폼의 조치와 책임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들이 법적 의무를 이행했는지는 구체적인 조사 결과와 증거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앞으로 e안전위원회가 어떤 증거를 확보하고 실제 제소로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연령 확인 절차의 실효성과 플랫폼 기업의 의무 범위,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합리적인 조치의 기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대응이 다른 국가들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