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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볼 던지고 700만원 '꿀꺽'…팬들을 기만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의 민낯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가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연방 검찰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클라세는 팀 동료인 루이스 오르티스와 함께 사기 공모 및 뇌물 수수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이들은 스포츠 도박사들과 공모하여 경기 내용을 조작하고, 그 대가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지난 6월, 두 차례의 경기에서 고의적으로 볼을 던지는 등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각각 1만 2천 달러(약 1,700만 원)에 달하는 금품을 나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르티스는 이미 보스턴에서 체포되어 법정 출두를 앞두고 있으며, 클라세 역시 사법 처리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선수를 둘러싼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여름이었다. 7월 초 오르티스가 MLB 사무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같은 달 말에는 클라세마저 조사 대상에 오르며 파문이 확산됐다. 이들은 즉시 선수단에서 제외되어 비징계 유급 휴직 상태에 들어갔고, 9월에는 이 조치가 무기한 연장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암시했다. 이미 지난달부터는 "클라세가 다시는 MLB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드러났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결국 검찰의 기소로 모든 의혹은 사실로 굳어졌다. 사기 공모, 자금 세탁, 스포츠 뇌물 수수 등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6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적인 처벌을 떠나, 야구계에서 영구 제명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하던 클라세의 몰락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최고 시속 166km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커터를 주무기로 통산 297세이브를 쌓아 올린 그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수호신이었다. 올 시즌 성적 역시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여러 강팀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뒷문 불안으로 고심하던 LA 다저스가 가장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는 등,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그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트레이드 논의가 무르익던 시점에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지면서, 그의 이름은 트레이드 시장이 아닌 법정 소환 명단에 오르게 됐다.

 

클라세는 이번 범죄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셈이다. 만약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면 2028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어 MLB 역사에 남을 1억 달러(약 1,454억 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그는 눈앞의 검은돈 1,700만 원에 자신의 명예와 막대한 부, 그리고 야구 인생 전체를 팔아넘겼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최근 전미농구협회(NBA)까지 강타하며 미국 프로스포츠계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불법 도박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를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 클라세는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증명하고 말았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