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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팔아 '현재'를 샀다?…모두가 의아해한 시애틀의 폭탄 트레이드, 대체 왜?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야구계의 오랜 속설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한번 증명됐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불펜 투수를 얻기 위해 팀 내 최고 포수 유망주를 내주는 대규모 출혈을 감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8일(한국시각), 시애틀이 팀 내 포수 1위 유망주인 해리 포드와 우완 유망주 아이작 리온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내고, 좌완 불펜 투수 호세 A. 페레르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2대3 빅딜을 성사시킨 지 불과 3일 만에 터진 또 다른 폭탄 트레이드로,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시애틀이 미래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얻고자 한 페레르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2025시즌 72경기에 등판해 76⅓이닝을 소화하며 21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MLB닷컴은 "페레르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7.7마일(약 157km)에 달하며, 땅볼 유도 비율은 64.3%로 리그 상위 1%에 해당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애틀은 이 트레이드를 통해 그토록 원하던 좌완 필승조 카드를 손에 넣었지만, 동시에 팀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던 핵심 유망주와 눈물을 머금고 이별해야 했다.

 


시애틀이 내준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해리 포드는 시애틀이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2번으로 지명한 대어로, 팀 내 전체 4위이자 포수 중에서는 단연 1위로 꼽히던 최고 유망주였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해 8경기를 소화했으며,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16홈런, OPS 0.868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특히 그는 뛰어난 경기력 외에도 훌륭한 리더십과 공감 능력, 그리고 야구 외적인 자선 활동으로도 좋은 평판을 쌓아왔다. MLB닷컴은 "워싱턴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면 훨씬 더 넓은 활주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며 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시애틀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의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에는 이미 올해 포수 최초로 60홈런 고지를 밟으며 MVP 경쟁까지 벌인 칼 롤리라는 걸출한 주전 포수가 있지만, 베테랑 백업 포수 미치 가버가 FA로 풀리고 포드까지 트레이드되면서 이제 40인 로스터에 남은 포수는 롤리 단 한 명뿐이다. MLB닷컴은 "오랫동안 팀의 장기 계획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포드와 결별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시애틀이 페레르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도, "동시에 다른 곳에서 포수진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시애틀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신, 당장 마운드에서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강력한 좌완 파이어볼러를 선택하는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셈이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