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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무대 좁다? 안세영의 다음 목표는 '성별 파괴'

 배드민턴 코트를 평정한 '여제' 안세영에게 안주란 없었다. 이미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로서 더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 경지에 도달했지만, 그녀의 시선은 이제껏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향하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를 96분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올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안세영은 숙명의 라이벌에게 다시 한번 좌절을 안기며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특히 왕즈이는 올 시즌에만 안세영에게 8번 맞붙어 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보며 여제의 위대한 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단일 시즌 11회 우승은 2019년 일본의 남자 단식 전설 모모타 겐토가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으로, 이는 남녀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이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식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94.8%라는 경이적인 시즌 승률을 기록했으며,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약 14억 8,700만 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그녀를 향해 '젊은 GOAT(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최고의 경의를 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야말로 안세영이라는 이름 석 자가 곧 배드민턴의 새로운 역사가 된 한 해였다.

 


하지만 정작 안세영 본인은 여자 단식이라는 울타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시나스포츠'를 비롯한 외신들은 안세영이 단순히 여자 단식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를 배우고 그들의 지표를 넘어서려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고 집중 조명했다. 이는 과거 정상에 올랐던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만족했던 것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행보다. 실제로 안세영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고 직접 언급하며, 자신이 이미 여자 선수라는 한계를 넘어 배드민턴이라는 종목 자체의 정점을 바라보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금단의 벽으로 여겨졌던 성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그녀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것을 이룬 듯한 완벽한 시즌을 보냈음에도, 안세영에게 만족이란 사치에 불과했다. 22일 금의환향한 그녀는 공항 인터뷰에서 "경기력이 엄청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며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내가 완벽한 경기를 해야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오지 않았다"고 단언하며 더 높은 경지를 향한 끝없는 갈증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짧은 휴식 후 곧바로 다음 달 말레이시아오픈을 목표로 다시 셔틀콕을 잡을 예정인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챔피언의 품격과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났다. 그녀의 진짜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갑 닫는 한국인들, '이 나라'는 더 이상 가지 않는 이유

우선순위가 해외로 쏠리면서 국내 여행 시장의 수요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대를 모았던 해외여행 역시 계획률이 하락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 1분기 여행 시장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신호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여행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국내 여행 시장의 위축은 구체적인 수치로 더욱 명확하게 확인된다. 11월 국내 숙박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61.5%로, 이는 지난 1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이 계획률이 단 한 번도 전년 같은 달의 수치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회복지수(TCI) 역시 여행 경험률(90)과 계획률(86) 모두 기준점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의지가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한정된 예산을 해외여행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국내 여행 시장의 침체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을 방증한다.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여행 시장 역시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해외여행 경험률은 35%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계획 보유율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7%p 하락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행 패턴의 극적인 변화다. 평균 여행 기간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반면(TCI 93), 1인당 총경비(TCI 122)와 일평균 비용(TCI 130)은 매우 큰 폭으로 급증했다. 이는 높은 현지 물가와 환율 부담 속에서 여행객들이 어쩔 수 없이 '짧고 굵게' 다녀오는 고비용 여행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의 양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행객들의 행선지 선택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해외여행의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의 비중이 줄고 중국으로의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최근 범죄 이슈가 불거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나 물가 부담이 극심한 미국으로의 여행 계획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든 해외든, 고물가 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행 자체를 줄이거나, 가더라도 비용 효율을 극단적으로 따지는 '계산적 여행' 패턴이 당분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