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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8강 가려면 한국이 8-3으로 이겨야 한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의 향방이 안갯속에 빠져들면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조별리그 모든 경기를 2승 2패로 마감한 대만이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자신들이 연장 혈투 끝에 꺾었던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특정 점수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처지에 놓였다.

 

현재 C조는 일본이 3전 전승으로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세 팀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대만이 2승 2패로 경기를 마쳤고, 호주가 2승 1패, 한국이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만약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호주를 꺾게 되면 한국, 호주, 대만이 나란히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 경우, 대회 규정에 따라 동률 팀 간의 경기 결과를 따져 순위를 가린다. 팀 퀄리티 밸런스(TQB)라 불리는 이 규정은, 관련 팀들 간의 경기에서 허용한 총 실점을 총 수비 아웃카운트로 나눠 계산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순위가 높아진다. 현재 대만은 한국과 호주를 상대로 7실점, 54개의 아웃카운트를 기록해 TQB 약 0.1296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한국이 단순히 호주를 이기는 것만으로는 대만의 8강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만 현지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8-3과 같은 큰 점수 차로 승리해야만 세 팀 중 대만의 TQB가 가장 낮아져 8강에 오를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적은 점수 차로 이기거나, 연장전 같은 변수가 발생하면 호주나 한국이 8강에 진출하고 대만은 탈락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불과 하루 전 한국을 꺾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대만 선수단과 팬들은 이제 한국의 선전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야 하는 입장이 됐다. 대만의 쩡하오쥐 감독과 주장 천제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하늘의 뜻을 기다리며 마이애미행의 희망을 놓지 않겠다"며 한국-호주전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모든 시선은 도쿄돔에서 열릴 한국과 호주의 조별리그 최종전으로 향한다. 이 한 경기의 결과에 따라 C조의 마지막 8강 진출팀이 결정된다. 한국 역시 8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위해 대승이 필요한 만큼, 이 경기는 한국과 대만 두 나라의 운명을 동시에 결정짓는 외나무다리 승부가 될 전망이다.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