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

한화 이글스, 아시안게임 차출 '최대 피해자' 되나

 오는 9월 개최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KBO 리그 구단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가운데, 한화 이글스가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를 마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따르면, 한화는 타선의 핵심인 노시환과 문현빈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노시환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어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대회 기간 중 그의 부재는 한화 타선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시아 쿼터 투수인 왕옌청까지 대만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서 한화는 투타 모두에서 전례 없는 차출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도 젊은 선수 위주의 구성을 유지하며 5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하되, 팀당 최대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각 팀의 핵심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투수진에서는 박영현, 소형준(이상 KT), 곽빈(두산) 등이 중심을 잡고, 내야진은 김도영(KIA), 이재현(삼성) 등 리그 대표 영건들이 포진했다. 한화의 문현빈 역시 외야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국가대표로서의 역량을 시험받게 됐으나, 소속팀 입장에서는 주전 외야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타선의 기둥인 노시환의 차출이다. 노시환은 문보경(LG), 곽빈(두산)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발탁되어 대표팀의 4번 타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화로서는 순위 싸움이 절정에 달할 9월에 팀 내 최다 홈런과 타점을 책임지는 타자를 내보내야 한다는 점이 곤혹스럽다. 문현빈 또한 공수주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자원이라는 점에서, 야수진의 두 기둥이 동시에 빠져나가는 상황은 한화가 올 시즌 겪게 될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투수진에서도 전력 이탈 징후가 포착됐다. 대만야구협회는 최근 한화 구단에 왼손 투수 왕옌청의 대표팀 파견을 요청하는 공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왕옌청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며 13경기에서 5승을 거두는 등 평균자책점 3.49의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이미 WBC 당시에도 그의 파견을 검토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 아시안게임 차출 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은 입장이다. 핵심 선발 투수까지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한화의 마운드 운용은 한계치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의연하면서도 현실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 감독은 11일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왕옌청의 차출 문제는 구단 내부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히면서도, 국가를 위한 부름에 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다른 구단들 역시 주축 선수들이 빠지는 것은 마찬가지이기에, 대회 기간인 약 2주 동안 남은 선수들이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전력 공백을 탓하기보다 내부 자원을 활용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사령탑의 의지로 풀이된다.

 

9월 아시안게임 기간 KBO 리그는 중단 없이 진행되기에 대표팀 차출 규모는 시즌 막판 순위 결정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노시환, 문현빈에 이어 왕옌청까지 최대 3명의 주전급 선수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국가대표 배출이라는 영광 뒤에 숨겨진 전력 약화라는 실질적인 고민을 한화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한화의 9월은 올 시즌 성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