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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72년 만에 자이언츠 우익수 역사 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구단의 전설적인 기록들을 소환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비록 팀은 9회초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빛이 바랬지만, 이정후 개인에게는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한 이정표를 세운 하루로 기억될 전망이다.

 

이날 이정후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부터 매섭게 돌았다. 1, 2루 사이를 꿰뚫는 날카로운 안타를 터뜨리며 개인 최다인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전설인 추신수와 김하성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최다 연속 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이다. 이정후는 경기 초반부터 기록 달성에 성공하며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냈고, 이후 타석에서도 마치 기계와 같은 정확도로 안타를 생산해내며 오라클 파크를 가득 메운 홈 팬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단순히 안타 개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팀의 득점 공식에도 완벽히 녹아들었다. 6회와 8회 연달아 중전 안타와 내야 안타로 출루한 이정후는 빠른 발을 이용해 홈까지 밟으며 팀의 역전을 주도했다. 특히 8회말 이정후의 안타로 시작된 샌프란시스코의 공격은 3-1 역전으로 이어지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추가하며 시즌 5번째 4안타 경기를 완성한 이정후는 현지 중계진으로부터 "자이언츠 우익수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미국 현지 통계 매체들은 이정후가 달성한 '시즌 5회 4안타' 기록의 역사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인 1954년 돈 뮬러 이후 무려 72년 만에 나온 구단 우익수 최다 4안타 경기 기록이다. 샌프란시스코 연고 이전 이후로는 최초의 기록이며, 이정후는 이제 1924년 로스 영이 세운 시즌 7회 4안타 기록이라는 102년 전의 전설을 추격하게 됐다. 남은 시즌 동안 4안타 경기를 두 번 더 추가할 경우, 이정후는 구단 역사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게 된다.

 


이정후의 이러한 활약은 단순히 운이 아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정교한 타격 메커니즘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완벽히 적응한 것은 물론,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내는 '스프레이 히터'로서의 면모가 완전히 만개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정후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보여준 정교함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완벽히 입증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우익수로서 수비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은 팀 내에서도 높은 귀감이 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비록 불펜의 난조로 3-4 역전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정후라는 확실한 리드오프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위안을 삼았다. 이정후는 이제 한국인 최다 연속 안타 기록 경신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방망이를 다잡고 있다. 구단의 72년 묵은 기록을 깨뜨린 이정후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고 있다. 이정후는 내일 경기에서도 1번 타자로 출전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의 17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에 도전할 예정이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