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

홀란·외데고르 합작…노르웨이 복귀전 대승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가 28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화력쇼를 선보이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노르웨이는 17일 미국 폭스버러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I조 첫 경기에서 이라크를 4-1로 완파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번번이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노르웨이는 이번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기며, 앞서 세네갈을 꺾은 우승 후보 프랑스를 골득실 차로 따돌리고 조 선두 자리를 꿰찼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엘링 홀란이었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선 홀란은 전반 29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낮은 크로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데뷔골을 터뜨렸다. 유럽 예선에서만 16골을 몰아쳤던 괴물 같은 득점 감각이 본선에서도 유효함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홀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노르웨이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이라크의 수비진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라크 역시 40년 만의 본선 진출이라는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9분 간판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이 강력한 헤더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아시아 국가 특유의 끈질긴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인 이라크는 잠시 노르웨이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는 위기 상황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는 홀란이 있었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종료 직전 이라크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로 깨졌다. 전반 43분 이라크 골키퍼가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홀란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당황했고, 골키퍼의 킥이 홀란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의 득점이 나왔다. 홀란은 이 득점으로 월드컵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라크는 수비 집중력 부재로 인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 들어 노르웨이는 더욱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기를 굳혔다.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외스티고르가 타점 높은 헤더로 추가골을 기록하며 점수 차를 두 점으로 벌렸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이라크는 추격의 의지를 잃었고, 노르웨이는 중원의 핵심 마르틴 외데고르를 중심으로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라크의 자책골까지 더해지며 경기는 노르웨이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28년 만의 복귀전에서 대승을 거둔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홀란이라는 확실한 득점원과 외데고르가 이끄는 탄탄한 중원의 조화는 토너먼트 진출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아시아의 자존심을 걸고 본선에 나선 이라크는 실력 차를 절감하며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남은 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