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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국민께 죄송”…홍명보호 귀국장엔 야유 쏟아져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후폭풍이 거세다. 주장 손흥민은 팬들에게 공개 사과했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는 새벽 시간에도 수백 명의 팬과 유튜버가 몰려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손흥민은 30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손흥민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고 적었다.

 

손흥민은 팬들이 느꼈을 실망감을 언급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월드컵을 자신에게도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라고 표현하며, 이번 실패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한 점도 사과했다. 손흥민은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분들과 했던 약속은 절대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동료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손흥민은 모든 선수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대표팀 귀국이 이뤄졌다. 전날 멕시코 현지 훈련장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전 감독은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이강인, 설영우, 오현규 등 일부 선수들과 함께 먼저 귀국했다.

 

입국 시간은 새벽 3~4시대였지만 공항에는 200명 넘는 팬과 유튜버 등이 몰렸다. 홍 전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일부 팬들은 “홍명보 나와”, “홍명보 꺼져” 등을 외쳤고, 선수단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다만 야유 속에서도 “이강인 화이팅” 등 일부 선수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홍 전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앞서 온라인상에 홍 전 감독을 겨냥한 신변 위협성 글이 올라오면서, 이날 공항에는 경찰 기동대 등 160여 명이 배치됐다.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뒤이어 입국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한 팬이 개껌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전에 공지한 대로 별도의 귀국 행사를 열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이 원정 월드컵을 마치고 공항 귀국 행사 없이 돌아온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홍 전 감독이 처음 대표팀을 맡았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귀국 행사는 진행된 바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에 머물렀고, 3위 팀 간 순위에서도 밀려 32강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 최종 34위로 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은 그룹별로 이동해 7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국경 넘은 밥도둑, 간장게장의 화려한 진화

식으로 꼽혔던 간장게장은, 최근 K-콘텐츠를 통해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도전해야 할 '미식 버킷리스트'로 급부상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유명 게장 전문점에는 미국에서 온 MZ세대 여행객들이 방문해 숙성된 암꽃게의 맛에 감탄하며 한국인 못지않은 '먹방'을 선보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미국인 관광객 제이다와 길리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통해 만난 한국인 호스트와 함께 3대째 내려오는 전통 게장 맛집을 찾았다. 7일간 저온 숙성한 꽃게와 정갈한 방짜유기에 담긴 상차림은 이들에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생소한 생게의 비주얼에 주춤하기도 했으나, 게살을 밥에 비벼 감태에 싸 먹는 한국식 식사법을 배우며 이내 간장게장 특유의 깊은 감칠맛에 매료되었다. 이들은 이번 경험을 한국 여행 중 최고의 모험이자 추억으로 꼽으며 한식의 깊이에 찬사를 보냈다.간장게장의 열풍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쿄의 세련된 미식 거리인 가쿠라자카에는 서해안 꽃게를 직접 공수해 게장을 담그는 전문점 '쿠다라'가 등장해 현지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하는 일본의 유명 미식 전문 기자 미야코 씨는 이곳에서 게장을 맛본 뒤 연신 "오이시(맛있다)"를 외치며 감탄했다. 특히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은 일본인들이 중시하는 '우마미(감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일본 현지의 간장게장은 한국의 전통 공정에 일본의 정교한 장류 기술이 더해져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현지 식당에서는 한국에는 없는 밀로 만든 백간장 등 게장과 어울리는 최적의 장류를 과학적으로 선별해 사용한다. 여기에 서해 변산반도에서 항공편으로 신속하게 공수한 최상급 꽃게와 일본의 명품 쌀인 고시히카리로 지은 밥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보다 더 맛있다"는 극찬을 끌어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식재료와 일본의 미식 인프라가 만나 새로운 미식 경험을 창조한 사례로 주목받는다.맛의 핵심인 꽃게의 선도 관리 또한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변산반도의 젊은 선장이 조업한 꽃게를 선상에서 즉시 급랭 처리해 조직감을 보존하고, 이를 신속하게 일본 주방으로 전달하는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철저한 원재료 관리는 비린내에 민감한 외국인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전통적인 손맛에 현대적인 위생 관리와 물류 혁신이 더해지면서 간장게장은 이제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고품격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간장게장의 세계화는 단순히 음식 한 가지가 알려지는 것을 넘어, 한국의 발효 문화와 식사 예절이 전파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놋그릇에 담긴 정성과 게장을 매개로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는 과정은 한식이 가진 소통의 힘을 증명한다. 바다를 건너 일본의 미식가들을 울리고 서구의 젊은 세대에게 즐거움을 주는 간장게장은, 이제 한국인만의 소울푸드를 넘어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밥도둑'으로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