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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웃고 이집트는 VAR 판정에 울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에서 아르헨티나에 역전패한 이집트가 경기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반 두 골을 먼저 넣고도 2-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된 이집트는 비디오판독(VAR)과 페널티킥 미선언 등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쏟아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이집트 대표팀이 아르헨티나전 직후 심판 판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기록하며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아르헨티나가 공세를 높였고, 결국 이집트는 세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경기 후 호삼 하산 이집트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판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존중도, 페어플레이도 보지 못했다”며 “우리에게 주어져야 할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VAR 확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두 번째 득점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취소됐다”며 심판진의 결정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하산 감독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심판에게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그런 분위기가 결국 판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스포츠에서조차 공정함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시간이 정오로 편성된 점도 문제 삼으며 “축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시간대에 경기를 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디펜딩 챔피언을 대회에 남기고 싶었거나, 리오넬 메시가 계속 뛰는 모습을 원했던 것일 수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귀국하면 다시는 이번 월드컵을 보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회에는 정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집트 공격수 모스타파 지코도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심판 판정은 공정하지 않았다. 우리가 쏟아부은 모든 노력이 심판 때문에 무너졌다”며 “2-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이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집트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이번 월드컵 우승컵은 아르헨티나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FIFA는 아직 이집트 측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디애슬레틱의 심판 분석가이자 전 프리미어리그 심판인 그레이엄 스콧은 일부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집트의 두 번째 득점이 취소된 장면에 대해 “일반적인 몸싸움에 가까웠고 VAR이 개입할 정도의 명백한 반칙은 아니었다”며 오심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경기 막판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킥을 요구한 장면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스콧은 “발에 가벼운 접촉은 있었지만 페널티킥을 줄 정도의 반칙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주심의 노콜 판정은 타당했다고 분석했다. 이집트의 탈락 이후 판정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곱 왕자 성불한 칠불사, 영지의 전설

막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약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 거목은 최치원이 꽂은 지팡이에서 싹이 돋았다는 신비로운 전설을 품고 있다. 마을을 넉넉히 감싸 안은 웅장한 가지는 천년 전 선비가 꿈꿨던 이상향의 입구를 지키는 파수꾼처럼 당당하게 서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계곡의 물길을 따라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물살이 빚어낸 기암괴석 사이에 '세이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최치원이 속세의 번잡한 소리에 오염된 귀를 씻어냈다는 이곳은, 지금도 맑은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며 세속의 때를 벗겨내려는 이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전한다. 수정처럼 투명한 대성계곡의 수면 위로 비치는 숲의 그림자는 최치원이 지향했던 무욕의 삶이 어떤 풍경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자연과 역사가 교차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성찰의 장소로 기능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칠불사는 화려한 단청보다 깊은 적막이 먼저 다가오는 수행도량이다. 가야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성불했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이 절은 지리산 반야봉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 허황옥 왕비가 아들들을 그리워하며 만들었다는 연못 '영지'에는 성불한 왕자들의 모습이 비쳤다는 애틋한 이야기가 흐른다. 전설은 세월을 견디며 이끼 낀 석축과 고요한 경내 곳곳에 스며들어 천년고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성한다.칠불사의 명성은 독특한 온돌 구조를 지닌 '아자방'에서 정점을 찍는다. 한 번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온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 선방은 한국 불교 수행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산이다. 조선 후기의 다성 초의선사 역시 이곳에 머물며 참선과 차를 하나로 보는 '선다일여'의 정신을 다듬었다. 아자방의 온기는 단순히 육신의 추위를 녹이는 것을 넘어, 혹독한 정진을 이어갔던 수행자들의 뜨거운 구도열을 오늘날의 우리에게 전해주는 매개체가 된다.경내를 천천히 거니는 스님들의 포행은 칠불사의 적막을 더욱 깊고 경건하게 만든다. 참선 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이 느린 발걸음은 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 계곡물 소리와 어우러져 하나의 수행 예술을 연출한다. 인위적인 장식 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배치된 전각들은 지리산의 사계절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방문객들은 말없이 이어지는 스님들의 행선(行禪)을 지켜보며 도심에서 잊고 지냈던 내면의 고요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대성계곡의 맑은 물줄기에서 시작해 칠불사의 아자방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탐방로가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명상의 통로다. 최치원이 귀를 씻었던 물소리는 여전히 계곡을 울리고, 일곱 왕자가 깨달음을 얻었던 고요는 칠불사 경내에 가득하다. 역사와 전설, 그리고 수행의 향기가 한데 어우러진 지리산의 이 길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