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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우승 멤버 박시영 포함 3인 방출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중반 전력 강화를 위한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단 측은 최근 투수 박시영과 정선우, 내야수 최항 등 3명의 선수와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이들에게 방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하반기 성적 반등을 노리는 구단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기여도가 낮아진 자원들을 정리하고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베테랑 우완 박시영이다. 2008년 롯데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던 그는 한때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둥지를 옮겨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친정팀 롯데로 복귀한 이후 1군 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해 왔다. 이번 시즌에는 단 한 차례도 1군 호출을 받지 못한 채 퓨처스 리그에 머물렀고, 결국 두 번째 방출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내야진의 백업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항 역시 팀을 떠나게 됐다. SSG 랜더스의 간판타자 최정의 친동생으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 2023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해에는 70경기 넘게 출전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 급격한 타격 부진에 빠지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올 시즌에는 단 4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 내 입지가 좁아진 것이 결정적인 방출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짐을 싸게 된 좌완 투수 정선우는 육성선수 신분으로 롯데에 합류했으나 끝내 1군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25년 입단 당시 좌완 투수로서의 희소성을 인정받아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서보지 못한 채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은 정선우가 가진 잠재력보다 현재 팀이 필요로 하는 즉시 전력감 확보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이번 선수단 정리는 단순한 인원 감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베테랑과 중견급 선수를 동시에 정리한 것은 선수단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특히 내야와 투수진에서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겠다는 구단 수뇌부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방출된 선수들은 웨이버 공시 절차를 거쳐 타 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게 되지만, 시즌 중반이라는 시기적 특성상 새로운 둥지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팀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방출된 선수들이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 온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현재의 팀 구성상 더 이상의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롯데는 이번 정리를 기점으로 엔트리 구성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하반기 순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거인의 유니폼을 벗게 된 3인의 선수가 향후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