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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새 역사 쓴 날, 96라인 은퇴설 술렁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꺾은 날, 손흥민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경기 종료 뒤에는 대표팀 핵심 선수들의 이례적인 장면이 포착되며 팬들의 관심이 승리와 기록 너머로 번졌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10월 A매치 친선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이겼다. 손흥민과 오세훈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박스 왼쪽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낮고 강하게 처리했고, 공은 수비벽을 지나 골키퍼 손을 스친 뒤 골문 오른쪽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59골을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의 58골을 넘어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최다골 단독 1위에 오른 순간이었다.

 

한국은 후반에도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15분 송민규가 오른쪽 측면에서 어렵게 살려낸 공을 문전으로 올렸고, 오세훈이 공중볼 경합을 이겨낸 뒤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반격을 막아내며 2-0 승리를 지켰다.

경기 결과와 손흥민의 대기록만 놓고 보면 축제에 가까운 밤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예상치 못한 장면이 포착됐다.

 

믹스트존 인터뷰가 진행되기 전,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이 라커룸을 빠져나와 텅 빈 그라운드로 향했다. 세 선수는 서로를 끌어안고 머리를 맞댄 채 한동안 대화를 나눴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기 종료 뒤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 오랜 시간 함께 있는 모습은 흔한 장면은 아니었다.

 

이후 일부 매체를 통해 세 선수의 대표팀 은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커졌다. 대표팀의 중심축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국가대표 생활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다만 곧바로 진화 움직임도 나왔다. 황인범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대표팀을 향한 책임감과 헌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은퇴설은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 경기 후 장면과 맞물려 나온 해프닝에 가깝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세 선수는 모두 1996년생으로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김민재는 수비의 중심이고, 황인범은 중원의 조율자이며, 황희찬은 공격진에서 경험과 돌파력을 갖춘 자원이다. 손흥민 이후 세대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주장 손흥민이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운 날이었다. 대표팀 전체가 축하받아야 할 순간에 핵심 선수들의 행동과 은퇴설이 함께 주목받으면서, 경기 후 분위기는 한때 묘하게 흘렀다.

물론 세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나눈 대화의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단순한 기념 촬영이나 개인적 대화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표팀을 둘러싼 팬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손흥민의 대기록과 한국의 승리, 그리고 1996년생 핵심 선수들의 장면까지 겹치며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은 경기 안팎으로 여러 이야기를 남긴 밤이 됐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