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세계 거장들, 줄줄이 한국행..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

 최근 서울 무용계에 전례 없는 활기가 감돌고 있다. 국내 관객들의 무용에 대한 관심이 고전 발레를 넘어 동시대 안무작, 모던 발레, 다원 예술이 결합된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무용계의 거장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으며 무용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스페인의 마르코스 모라우가 이끄는 ‘라 베로날 컴퍼니’는 최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죽음의 무도: 내일은 물음이다’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수사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격렬한 동작으로 무대를 압도했고, 둥둥 울리는 타악기 소리에 맞춰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배경막 위로는 햄버거와 굶주린 아이들, 미키마우스와 난민 보트, 전쟁과 재해의 이미지가 교차하며, 무대는 단순한 춤 공연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강렬한 퍼포먼스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일찌감치 매진된 공연은 서울 무용 팬들의 새로운 수요를 입증했다.

 

 

 

같은 시기 국립발레단이 선보인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 역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섯 차례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를 원작으로, 드라마 발레의 거장 존 노이마이어가 안무와 지도를 맡은 이 작품은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비극적 사랑을 발레로 그려냈다. 무용수들의 유려한 몸짓은 대사 없이도 관객의 감정을 자극했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국립발레단은 이달 말 GS아트센터에서 체코 안무가 이어리 킬리언의 모던 발레 ‘킬리언 프로젝트’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서울시발레단 역시 약진 중이다. 창단 1년도 되지 않아 관객 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섰고, 전체 객석 점유율은 83%에 달했다.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며 한스 판 마넨,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등 세계적 안무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나하린의 ‘데카당스’, 잉거의 ‘워킹 매드’ 등의 작품은 새로운 무용 언어에 갈증을 느끼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서울시발레단의 무대에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수들도 함께 하며, 국내외 무용계의 교류와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용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관객의 미학적 감수성과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과거 고전 발레 중심의 공연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와 형식, 안무가의 실험정신이 담긴 무대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서울시발레단은 대형 발레단도 시도하지 못했던 장기 공연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고, 이러한 다양성과 실험성이 국내 무용계의 편식 경향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용계의 이러한 성장은 공연장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도 확장 중이다. GS아트센터는 개관과 함께 세계 유수의 무용 작품들을 잇따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내한 공연에서는 조지 발란신에서 트와일라 서프, 카일 에이브러햄에 이르기까지 미국 발레사의 흐름을 집대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에이브러햄의 ‘변덕스러운 아들(Mercurial Son)’은 무대미술과 움직임이 긴밀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동시대 무용의 경향을 명확히 보여줬다.

 

마르코스 모라우는 ‘죽음의 무도’ 외에도 GS아트센터에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과 협업한 ‘아파나도르’는 전통 플라멩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고, ‘파시오나리아’는 인간 이후의 인간을 탐구하는 SF적 상상력을 무대 위에 구현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무용평론가 정옥희는 “국내 무용수들이 고전 레퍼토리를 넘어 동시대 안무작을 소화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면서, 관객 역시 새로운 무용 세계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며 “무용수, 관객, 시장 모두가 동시에 성숙해가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 흥행이 아닌, 국내 무용계가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외국인도 반한 한강 축제, 내년엔 판 더 커진다!

총 2만 명가량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주한미군과 외국인 주민, 관광객 등 외국인 참가자는 714명으로, 지난해 102명에 비해 약 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축제는 철인 3종 경기인 수영, 자전거, 달리기를 포함하는 본 경기뿐 아니라 ‘한강 풍덩존’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이 부대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인원까지 합치면 3일간 2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강공원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외국인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주한 미군으로 가족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제니퍼 씨는 “철인 3종 경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잘 조성된 경기장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며 “한강은 최고의 운동 장소이며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클로디아 씨는 “전문 선수는 아니지만 누구나 환영받는 분위기여서 편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며 “한강을 달리며 본 서울의 풍경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애니사 씨도 “처음에는 철인 3종이라는 말에 겁먹었지만 여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한강 철인 3종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체험이었다”고 평가했다.이외에도 외국인들은 본 경기 외에 대형 워터 슬라이드, 전통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쉬엄쉬엄 단오제’와 ‘한류 서바이벌’ 게임에는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으며, 서울외국인주민센터를 통해 참여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인플루언서 밀쇼드 씨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윷놀이, 제기차기 등을 즐기며 낯선 한국 문화를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번 축제에서 외국인 참여 확대를 위해 영문, 중문, 일문 등 다국어 홍보물을 적극 활용하고 사전 접수 기간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쳤다. 축제 기간 중에도 행사장 곳곳에 국문과 영문 안내판을 설치하고 외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들이 행사에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이번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의 외국인 참가 급증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건강 문화 축제 도약의 한 단면으로 평가된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경쟁 없이 나만의 방식으로 한강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이제는 서울 시민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찾아와 즐기는 글로벌 건강 문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의 랜드마크인 한강을 더욱 많은 외국인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축제를 발굴해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서울시는 내년에도 축제의 외국인 참여를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다국어 서비스 강화로 한강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이번 축제는 한강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포츠와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한강에서 즐기는 축제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서울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를 통해 한강의 매력과 서울의 활력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참가자들의 증가가 두드러져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을 통한 글로벌 문화도시’ 비전 실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앞으로도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한강의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진 독특한 공간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스포츠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