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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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토니상 싹쓸이..‘어쩌면 해피엔딩’ 6관왕 달성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세계 뮤지컬의 본산인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찬란한 성공을 거두며, 한국 창작 뮤지컬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음악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 디자인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소극장 규모의 초연 이후 9년 만에 세계 최고 무대에서 이룬 쾌거로, 국내 뮤지컬계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서울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라이프웨이홀(현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약 300석 규모의 중·소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우연히 만나 감정을 나누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공지능(AI) 로봇 간의 소통을 통해 사랑과 외로움,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9년 전 상상으로 그렸던 이야기가 현실에서 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더 큰 공감을 자아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작품은 극작가 박천휴와 작곡가 윌 애런슨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뉴욕대학교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한국 시장에 데뷔했으며, 이후 ‘일 테노레’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국내 창작 뮤지컬계에서 주목받아왔다. 이들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 실제로 국내 초연이 있던 2016년, 미국 뉴욕에서 먼저 리딩(극본 낭독)을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브로드웨이 리드 프로듀서인 제프리 리처즈가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연출가 마이클 아든이 2017년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브로드웨이 진출 준비가 시작됐다.

 

 

 

리처즈는 브로드웨이에서만 여덟 번 토니상을 수상한 베테랑 프로듀서로, ‘어쩌면 해피엔딩’의 퀄리티와 스토리라인에 확신을 갖고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믿었다. 이 작품은 2020년 애틀랜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고, 2023년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으로 정식 개막했다. 공연 초기에는 인지도가 낮아 고전했으나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점차 관심이 높아졌고, 현재는 평균 93.8%라는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1000석 규모 극장에서 주간 매출이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 원)를 넘기며 확실한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브로드웨이 버전에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로봇 올리버가 ‘화분’이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말하는 대사를 포함하고 있으며, 극 중 주인공들이 서울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는 설정 역시 원작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했다. 무대 배경에는 영어 제목과 함께 한글 제목도 병기되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현지 관객들 사이에서는 ‘Fireflies’라는 애칭을 가진 팬덤이 형성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배경에는 단지 음악이나 연출의 힘만이 아니라, 작품이 지닌 보편성과 깊은 울림이 있었다는 평가다. 최승연 평론가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로봇의 존재가 사랑을 배우고, 감정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설정이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공감을 자아낸다”고 평했다. 이어 “AI와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은 테크놀로지 시대의 사랑과 외로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누구나 겪는 감정의 본질을 섬세하게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큰 상을 거머쥔 이번 사례는, 향후 국내 공연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 이름처럼 해피엔딩 이상의 감동을 남기며, 무대 위와 무대 밖 모두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써 내려가고 있다.

 

'상상 이상' 장흥 물축제, "물총 들고 뛰어!"

올해 축제는 ‘장흥은 지금 즐거움이 콸콸콸!’이라는 생동감 넘치는 슬로건 아래, 남녀노소 모두가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장흥군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이번 물축제가 “세계로 도약하는 여름 대표 축제”로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축제의 문은 7월 26일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로 힘차게 열린다.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도심을 누비며 물을 뿌리고 즐기는 이 퍼레이드는 본격적인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화려한 이벤트로 기대를 모은다. 퍼레이드 이후 본격적으로 탐진강과 우드랜드 곳곳에서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 ‘수중 줄다리기’, ‘장흥 워터비트’, ‘황금 물고기를 잡아라’ 등 다채롭고 역동적인 물놀이 프로그램이 연일 펼쳐진다.특히 ‘지상 최대의 물싸움’은 장흥 물축제의 대표 콘텐츠로, 매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거대한 워터건과 수영복 차림으로 탐진강 일대를 누비며,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물총 전투에 몰입할 수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광객뿐 아니라 젊은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표 볼거리다. 올해 물축제는 어린이를 위한 배려도 강화된다. 축제 주최 측은 어린이 전용 물놀이장을 대폭 확대해,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오후 3시에는 ‘황금 물고기 잡기’ 행사가 열려, 어린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밤이 되면 장흥의 축제는 또 다른 열기를 더한다. 7월 31일에는 국내 대표 락밴드들이 출연하는 ‘장흥 락 페스티벌’이 열린다. 윤도현 밴드(YB), 육중완 밴드, 노브레인, 크랙샷 등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여름밤을 뜨거운 무대로 달굴 예정이다. 이 락페스티벌은 물놀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젊은층과 음악 팬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특산물 홍보를 위해, 축제장 곳곳에서는 ‘장흥 삼합 페스타’도 함께 진행된다. 장흥 한우(소고기), 키조개, 표고버섯을 활용한 장흥만의 특색 있는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미식 관광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직접 조리하고 시식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져, 장흥 고유의 맛과 멋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김성 장흥군수는 “장흥 물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이기 때문”이라며, “올해 축제에서도 더 많은 방문객들이 장흥의 아름다운 자연과 즐길 거리 속에서 가슴 뛰는 여름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2024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상인, 관광객이 모두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기획되어, 단순히 보는 축제가 아닌 ‘함께 뛰고 즐기는 장’으로 진행된다. 탐진강의 맑은 물과 울창한 편백숲이 함께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올여름, 전국의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주목해야 할 대표적인 피서 명소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