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에반게리온인 줄?" 옥승철 '프로토타입'전, 당신의 무표정을 해킹!

 거대한 얼굴이 화면을 뒤덮는다. 조종석 캐노피 너머로 똑바로 전방을 응시하는 인물의 표정은 무감하거나 팽팽히 긴장돼 있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과 ‘공각기동대’를 연상시키는 익숙한 듯 낯선 캐릭터들은 현실보다 가상에 가까운 분위기를 만든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옥승철 개인전 ‘프로토타입’의 장면이다. 2017년 인디밴드 아도이(ADOY) 앨범 커버로 이름을 알린 옥승철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의 시각 감수성을 팝아트 어법으로 번안해왔다.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미지의 복제·변형·유통·삭제를 키워드로 약 80점의 회화와 조각을 선보이며 ‘원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회화는 정교한 마스킹과 매끈한 표면 처리가 두드러진다. 광택을 머금은 색면은 붓질의 자취를 지우고 평면성 자체를 전면화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대치 상황의 긴장감 속에서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노출 과잉의 디지털 환경에서 감각이 무뎌지고, 불안은 상시화되는 동시대 정서를 담아낸 셈이다. ‘타이레놀’은 반복 노출된 자극에 둔감해지는 감각의 내성을 약물 은유로 그려낸 작품이다. 반면 ‘라쇼몽’ 연작은 동일 사건을 서로 다르게 지각·해석하는 인간의 인지 편차를 시각화해, 알고리즘이 분절시킨 정보 환경의 단면을 드러낸다.

 


입체 작업은 이러한 정서를 한층 명징하게 한다. 높이 2.8m에 달하는 대형 조각 ‘프로토타입’은 머리가 잘린 메두사를 모티프로 삼되, 공포나 격정을 삭제한 채 무표정으로 서 있다. 복제 가능성을 전제하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는 제목처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익명적 존재가 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표정과 굴곡을 최소화한 형태는 공업적 질감과 교차하며, 감정의 삭제를 시각적 규격화로 환원한다.

 

전시장 연출도 메시지를 보강한다. 복도는 크로마키 촬영을 연상시키는 초록색으로 채워져, 관람자가 ‘클라우드’ 내부를 통과하는 듯한 체험을 만든다. 움직임과 시선이 곧 데이터가 되는 디지털 세계에서, 이미지는 저장되고 복제되며 필요에 따라 삭제된다. 관람 동선 자체가 그 과정의 은유가 된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정체성을 미학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선명한 색채, 하이폴리곤을 연상시키는 매끈한 화면, 캐릭터성 강한 인물 등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각 문법을 능숙하게 호출해 20·30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동시에 원작과 2차 창작이 뒤섞인 동시대 이미지 생태계에서 ‘원본’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복제는 더 이상 모방의 종속이 아니라, 끝없이 갱신되는 규격과 프로토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키는 생산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옥승철의 ‘프로토타입’은 낯익은 감각을 빌려 불안을 가시화한다. 매끈함과 무표정, 규격화된 이미지 사이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스크린을 떠올리게 된다. 전시는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26일까지 이어진다.

 

댕댕이와 함께 가을 소풍 갈까?…이번 주말, 양산 황산공원이 '펫'스티벌로 들썩!

길 수 있는 다채로운 야외 활동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지난해 양산을 비롯한 부산,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서 약 2천여 명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올해는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양산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더해져 그 의미를 더한다.이번 축제에서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참여하며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펫 올림픽'에서는 반려동물들의 재치와 운동 신경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펫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가로부터 반려동물 행동 교정 및 건강 관리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OX 퀴즈쇼'는 반려동물 상식을 재미있게 풀어내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이 외에도 무료 동물등록 서비스를 제공하여 아직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은 반려인들의 편의를 돕고, 현장에서 간단한 건강검진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성숙한 반려 문화 확산을 위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도 함께 진행된다. 유기 동물 입양 상담 부스를 운영하여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 동물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주는 기회를 마련하고, 동물 학대 방지 캠페인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올해는 양산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여 '반려동물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고, 축제 현장에 전용 포토존을 설치하여 반려인들이 반려동물과 소중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반려 문화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부임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양산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하고 다채로운 맞춤형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이번 축제가 반려 가족들이 함께 즐겁게 교류하고 소통하며, 나아가 성숙한 반려 문화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산시 반려동물 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