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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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아픔,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납골당 드라이브', 당신의 마음을 두드린다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가 관객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2025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우리 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감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단순한 슬픔의 연대를 넘어, 상실의 아픔을 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이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2024년 ‘제2회 극단 고래 사회적 예술 단막극 공모전’ 본선에 진출했던 ‘더블데이트 잠시-멈춤’을 장편으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게이와 레즈비언, 두 인물이 서로의 상실을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연인이 안치된 납골당을 함께 오가며, 세상에 드러내지 못했던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작품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편견과 혐오에 맞서 싸워야 했던 이들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무대 위로 생생하게 불러온다. 관객들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우리 사회가 외면해왔던 소수자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연극은 “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야 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적 차별과 폭력이 낳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작품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남겨진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하지만 ‘납골당 드라이브’는 절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연대하며,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과정을 통해 ‘사랑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힘’이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랑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를 절망의 늪에서 건져내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단단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극단 고래가 제작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단 고래는 그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 역시 그들의 신념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단순한 연극 한 편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경종을 울리고, 진정한 공존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올가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가슴 시린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시끄러운 도시 떠나 '소나무의 땅'으로…튀르키예의 27번째 '느린 도시' 차멜리

를 보존하자는 이 운동은 현재 30여 개국 280여 개 도시가 동참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 남서부 데니즐리주에 위치한 차멜리가 새로운 '느린 도시'로 지정되면서, 튀르키예의 치타슬로 도시는 총 27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지정은 대한민국 완도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린 '국제슬로시티총회'에서 결정되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멜리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 파묵칼레에서 남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소나무의 땅'이라는 이름처럼 소나무, 참나무, 향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수정처럼 맑은 연못이 어우러져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자랑한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차멜리는 평온한 휴식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울창한 산과 계곡을 따라 잘 조성된 하이킹 및 자전거 트레일은 전 세계 트레킹 애호가들을 유혹하며, 매년 열리는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과 자전거 축제는 역동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전통 요리와 현지 장인들의 손길이 닿은 수공예품은 차멜리 고유의 문화를 오롯이 보여준다. 특히,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차멜리 콩'과 맑은 물에서 자란 신선한 송어 요리는 이곳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별미로 꼽힌다.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휴식과 활기 넘치는 레포츠,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까지, 차멜리는 여행객들에게 다채로운 만족감을 선사하며 '느린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차멜리가 속한 데니즐리 지역은 히타이트, 프리기아, 로마 제국을 거치며 형성된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와 눈부시게 하얀 석회 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파묵칼레는 데니즐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최근에는 '찰 포도원 루트'를 중심으로 튀르키예 와인의 주요 생산지로 새롭게 주목받으며, 역사와 자연, 미식이 어우러진 풍성한 여행을 제안한다. 이처럼 데니즐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곳으로, 차멜리와 함께 튀르키예의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장엄한 유적지를 둘러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풍미 가득한 와인을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튀르키예의 치타슬로 운동은 2009년 이즈미르주의 세페리히사르가 최초로 인증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이후 아흘라트, 포차, 괵체아다, 사프란볼루, 샤브샤트 등 전국 각지로 확산하여 현재 7개 지역 23개 주에 걸쳐 총 27개의 '느린 도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튀르키예가 지속 가능한 관광과 지역 고유의 가치 보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각 치타슬로 도시는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빠름과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선사한다. 튀르키예의 '느린 도시'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수를 늘려가며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느림의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