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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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연기가 아니다"…로봇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여배우

 배우 전미도가 5년 만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역으로 돌아와 1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하며 ‘오리지널 캐스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3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2025년 제78회 미국 토니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작품의 기념비적인 무대로, 전미도는 초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소속사를 통해 “오랜만에 클레어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격스럽다. 10주년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공연장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복귀를 넘어,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날 무대에서 전미도는 구형 헬퍼 로봇 ‘클레어’가 낡은 로봇 ‘올리버’를 만나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작품의 대표적인 듀엣 넘버인 ‘사랑이란’과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으로 소화하며, 로봇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따스함과 순수함을 지닌 클레어의 복합적인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설렘과 애틋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전미도는 기계적인 움직임과 점차 변화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클레어의 성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역시 명불허전 미도 클레어, 돌아와 줘서 고맙다”, “연출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완벽한 무대”, “한결같은 명창이다. 재관람은 필수”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현장은 초연 당시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으로 가득 찼으며, 전미도는 관객들의 환호에 미소와 손 인사로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치 않는 기량과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온 그녀의 무대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사랑해 온 오랜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었고,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미래의 서울,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로봇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성의 본질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그 의미를 더하며, 전미도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또 한 번의 레전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전미도의 클레어를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계속된다.

 

황지연못, 단오의 흥으로 물든다

로 건너가 아스텍 문명을 세웠다는 설과 튀르키예와의 혈연적 유대감 등 광범위한 역사적 담론을 배경으로 기획됐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우리 민족의 혼이 서린 성소로 평가받는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황지연못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축제의 서막은 19일 황지연못에서 거행되는 용신제가 장식한다. 용신제는 물의 근원지에서 한 해의 풍년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례로, 태백단오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엄숙한 자리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혼례 시연과 청소년들의 성년의식례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고유의 예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성인이 되는 이들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내며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공연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 개막식에서는 '태백, 빛의 단오'라는 주제 공연이 펼쳐지며,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우아한 춤사위와 지역 전통 소리인 태백아라레이가 무대를 채운다. 여기에 퓨전 국악 밴드와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 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 무대는 태백의 문화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아찔한 줄타기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 무형유산급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비보잉 공연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국악 합주단과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황지연못 주변은 전문 예술가들의 기량과 시민들의 흥겨움이 교차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여 단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체험 프로그램 역시 단오의 세시풍속을 충실히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훈 부채 만들기, 궁궁이 향주머니 제작, 떡메치기 등 손끝으로 전통을 느끼는 활동들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며 앵두화채와 단오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자칫 박제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태백시는 이번 단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태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황지연못의 맑은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이번 태백단오를 통해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적 혁신이 만난 이번 행사는 지역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