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걸작 유치 비결은 신뢰"…퐁피두센터를 움직인 유통 거물의 남다른 협력 공식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통 그룹 르클레르가 파리가 아닌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세계적인 걸작들을 선보이며 문화 예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자본을 후원하는 것을 넘어, 직접 문화 생산의 주체가 되어 수준 높은 전시를 기획하고 대중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예술의 민주화'를 실천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루브르박물관과 같은 세계적 기관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피카소, 샤갈과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유치하는 이들의 행보는, 상업적 성공이 어떻게 의미 있는 사회 환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르클레르 재단의 중심에는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문화'라는 확고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판매한다'는 르클레르 그룹의 창업 이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1949년 설립된 협동조합 형태의 유통 그룹 '르클레르 운동'은 소비자 보호와 지역 사회 공헌을 핵심 가치로 삼았고, 창업자는 이러한 정신을 식품뿐만 아니라 책, 음반과 같은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고자 했다. 그 결과, 2012년 첫 매장이 있었던 브르타뉴의 소도시 랑데르노에 17세기 수도원을 개조한 복합 문화 시설이 탄생했다. 인구 1만 6천의 작은 도시에 문화 허브를 구축한 것은, 파리에 집중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지역 사회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단연 '협력'과 '신뢰'에 있다. 미셸에두아르 르클레르 회장은 재단의 근간이 바로 파트너십에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인 걸작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퐁피두센터, 루브르박물관과 같은 기관은 물론 개인 컬렉터들과의 깊은 유대 관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고의 작품과 최고 수준의 큐레이터를 초빙하고, 이를 통해 전시의 질을 높여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재단의 핵심 역량이다. 이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의 폭넓은 취향을 포용하려는 노력 또한 돋보인다. 품질은 최상으로 유지하되 입장료는 평균 4유로(약 6천 원)로 저렴하게 책정하고, 다수의 가이드를 상주시켜 누구나 편안하게 예술을 즐기도록 돕는다.

 

르클레르 재단의 실험과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회장 개인의 열정적인 관심사였던 만화(코믹스)를 주류 미술계가 외면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조명해 결국 퐁피두센터와의 공동 전시까지 성사시킨 일은 이들의 모험적인 기조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는 '르클레르 운동'의 역사가 담긴 저택에 본부를 두고 조각 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찾아가는 전시' 이니셔티브를 통해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상업적 성공을 문화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그 혜택을 다시 사회 전체에 돌려주는 르클레르의 행보는 단순한 기업의 사회 공헌을 넘어, 문화와 산업이 상생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박 2일에 00만원, 그런데도 완판?…요즘 부자들만 간다는 '안동 여행'

흥원과 손잡고 야심 차게 선보인 '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가 지난 29일 운행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9월 처음 운행을 시작한 이 열차는 안동의 전통주와 지역 관광자원을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하는 족족 모든 좌석이 조기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관광지로 이동하는 기존의 여행 방식에서 벗어나, 기차 안에서부터 미식 경험이 시작되는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한 데 있다. 여행객들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부터 안동의 명물인 전통주를 시음하며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안동에 도착한 뒤에는 지역 양조장을 중심으로 짜인 총 6개의 특색 있는 체험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었다. 이는 여행객들에게 기존 관광열차와는 차별화된 '다이닝형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뜨거운 호응은 자연스럽게 추가 운행 요청으로 이어졌다. 이에 코레일관광개발은 지난 11월 29일, 단일 회차를 추가로 편성했으나 이마저도 판매 시작 단 하루 만에 모든 코스의 예약이 마감되며 전통주를 기반으로 한 미식 관광의 높은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러한 성공은 당일치기 상품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월 정식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1박 2일 미식 여행상품 '안동 더 다이닝' 역시 전 회차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안동 더 다이닝'은 지역의 전통주와 음식, 그리고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체류형 고급 여행상품으로 기획되었으며, 참가한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K-미식'이라는 테마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상품으로도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의미 있는 결과다.코레일관광개발 측은 "전통주라는 고유의 스토리를 지역 관광지와 유기적으로 연계한 구성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지역의 미식과 문화 자원을 직접 만지고 맛보는 체험형 상품으로 확장한 점이 침체된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 역시 "이번 팝업열차의 성공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K-미식 관광 확산에 기여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하는 고품격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번 성공 사례가 안동을 시작으로 전국의 K-미식벨트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