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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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상처와 갈라짐을 '이것'으로 감쌌더니…예술가들의 기상천외한 작품 세계

 전통 공예 '옻칠'이 품고 있는 느림의 미학과 깊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전시가 연말을 맞아 관람객들을 찾아온다. 서울 강남구의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연말 기획전 ‘빛이 스민 자리’는 한국의 유산, 즉 'K-헤리티지'의 깊이와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조명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 온 김수진, 류연, 한결, 이정민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전통 재료인 ‘옻(漆)’과 현대적 감성의 ‘빛(光)’이 만나 빚어내는 독특한 시간성과 깊이의 미학을 탐구한다. 작가들은 옻칠이 본질적으로 요구하는 기나긴 기다림과 수많은 반복의 과정을 통해, 평범한 사물에 고유한 깊이와 생명력이 스며드는 경이로운 순간을 각기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포착하여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검은 항아리와 소반, 테이블 등 옻칠로 마감된 오브제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빛을 강렬하게 반사하는 대신, 빛을 표면 아래로 은은하게 흡수하며 따뜻하고 깊이 있는 광택을 발산한다. 이는 수십, 수백 번의 칠과 건조를 반복하며 축적된 시간의 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김수진, 류연, 한결 작가는 이러한 전통 옻칠 공예를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미감을 제시한다. 김수진 작가는 소반, 합, 가구와 같은 전통 기물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재해석하며 나무의 고유한 결과 전통 기법, 세련된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류연 작가는 나무가 스스로 만들어낸 뒤틀림이나 갈라짐을 결함이 아닌 생명의 흔적으로 끌어안고, 옻칠의 깊이를 더해 식기, 가구 등 실용적인 오브제로 재탄생시킨다.

 


한결 작가는 오래된 한국의 생활 공예품 위에 옻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시간의 지점을 탐색하며, 사물에 또 하나의 생을 부여하는 옻의 시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독특한 접근을 보여주는 이정민 작가는 옻칠 오브제를 직접 만드는 대신, 이를 한지 위로 옮겨온 회화적인 사진 작업을 선보인다. 옻을 입힌 한지에 빛으로 이미지를 새기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옻칠이 쌓아온 물리적인 시간과 사진이 빛에 감광되어 생성되는 찰나의 시간이 하나의 평면 위에서 겹쳐지는 새로운 차원의 시간의 층위를 탐색하며 관람객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호리아트스페이스의 김나리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옻칠이 요구하는 긴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옻이 사물에 또 하나의 생명을 부여하는 경이로운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하며, “나무와 옻, 그리고 한지 위에 겹겹이 쌓인 시간이 나지막한 겨울 햇빛과 만나 만들어내는 특유의 깊이와 온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전통의 미(美)가 현대 예술과 만나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6년 1월 1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연말연시를 맞아 깊이 있는 예술적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전망이다.

 

 

 

1년에 딱 한 달, 셰프가 직접 썰어주는 비프 웰링턴의 정체

스마스(Taste of Paris : A Christmas Celebration)’ 코스는 이름 그대로 파리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무드를 식탁 위에 고스란히 재현한다. 세계적인 미식의 거장, 피에르 가니에르의 창의적인 철학이 담긴 이번 코스는 섬세함과 풍성함을 두루 갖춘 런치와 디너로 구성되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이들과의 만찬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1년에 단 한 번, 오직 12월에만 허락되는 이 특별한 미식 경험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런치 코스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셰프의 정교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요리들로 구성된다. 시작부터 화려하다. 트러플의 깊은 향이 감도는 마요네즈로 감싼 달콤한 킹크랩 살이 입맛을 돋우고, 푸아그라의 진한 풍미를 부드러운 커스터드 형태로 농축시킨 '푸아그라 호얄'이 미식의 서막을 연다. 이어서 등장하는 메인 요리는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무쇠 냄비에서 천천히 저온으로 조리하여 육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송아지 갈비는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선사하며, 여기에 고소한 파르메산 치즈를 곁들인 쫀득한 감자 뇨끼와 담백하면서도 독특한 식감의 송아지 흉선 요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각 요리는 마치 잘 짜인 교향곡처럼 기승전결을 이루며 섬세한 프렌치 퀴진의 진수를 경험하게 한다.황홀한 미식의 절정을 경험하고 싶다면 디너 코스가 정답이다. 세상의 진귀한 식재료를 아낌없이 담아낸 디너 코스는 그 시작부터 압도적이다. '황금빛 캐비어'라 불리는 최고급 오세트라 캐비어가 신선한 연어, 그리고 부드러운 한우와 만나 은은한 짭짤함과 고소한 감칠맛의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이며 만찬의 품격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어서 부드러운 푸아그라가 전복의 깊은 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미를 자아내고, 향긋한 랍스터 크림소스와 겨울 트러플의 농후한 향이 더해져 미각의 정점을 찍는다.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비프 웰링턴'이다. 셰프가 직접 테이블로 찾아와 눈앞에서 직접 썰어 제공하는 비프 웰링턴은 단순한 요리를 넘어 하나의 특별한 퍼포먼스로,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감동적인 순간을 완성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롯데호텔 서울 관계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기념할 수 있도록 최고의 식재료와 정성을 담아 이번 코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파리의 크리스마스' 코스는 연인과의 로맨틱한 데이트는 물론, 가족 모임이나 비즈니스 만찬 등 어떤 자리에서도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만한 구성과 품격을 자랑한다. 12월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만 맛볼 수 있는 이 특별한 코스는 최고의 맛과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우아하게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연말,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미식의 추억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