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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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타이틀 내려놓고 '사진작가'로...박용만의 인생 2막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아온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카메라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사진작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반세기 동안 렌즈에 담아온 순간들을 모아 첫 개인전 '휴먼 모먼트(Human Moment)'를 열었다. 이는 단순한 취미의 결과물을 넘어, 인생의 2막을 예술가로서 살아가겠다는 그의 공식적인 출사표다.

 

전시의 서막을 여는 두 장의 사진은 그의 새로운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노르웨이의 광활한 자연 속 양복 차림의 자신을 담은 사진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행비서와 함께 있는 모습을 찍은 흑백 사진. 그는 이를 통해 기업인 박용만과 사진가 박용만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두 세계가 한 사람 안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말을 건다.

 


이번 전시는 '신진 작가'의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와 깊이를 자랑한다. 서울 중구의 복합문화공간 피크닉 전관을 활용해, 각 층마다 다른 주제와 분위기로 80여 점의 작품을 펼쳐놓았다. 강렬한 붉은색이 인상적인 작품부터 인물의 다양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흑백 사진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

 

작품들에는 의도적으로 제목이나 설명이 배제되었다. 사진에 글이 더해지는 순간 이미지가 오염될 수 있다는 작가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오로지 사진 그 자체로 대중의 평가를 받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객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이미지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감상과 해석을 완성하게 된다.

 


50년의 세월 동안 쌓인 수많은 사진 중 이번 전시에 선택된 작품의 기준은 명확했다. 시각적 화려함이나 기술적 완벽함이 아닌, '다시 보고 싶은 사진'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었다. 작가 스스로에게 평화와 온기를 주는 기억이 담긴 순간들만이 선택되었다. 낡은 신발, 담배꽁초가 담긴 재떨이, 아내와 아들들의 모습 등 지극히 사적인 기록들이 오히려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

 

전시 제목인 '휴먼 모먼트'는 큰아들인 박서원 대표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인물 사진은 부담스럽지만 사람의 흔적이 없는 사진은 매력이 없다"는 그의 사진 철학을 꿰뚫어 본 작명이다. 가족은 그의 사진 속 피사체일 뿐만 아니라, 그의 새로운 도전을 지지하는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2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원주 한지테마파크에 가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단'이 시민 작가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그 첫발을 뗐다.'빛의 계단'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2026명의 시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이 순백의 한지 위에 그려낸 각자의 그림이 모여 2026개의 한지 등(燈)으로 재탄생하고, 축제 기간 동안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4월 23일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를 방문하기만 하면 된다. 별도의 참가비나 예약 없이, 운영 시간 내에 방문하는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가가 되어 축제의 일부를 직접 만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셈이다.참가자에게는 순백의 한지와 초록색 필기구가 제공된다. 참가자는 '자연'이라는 주제 아래 나무, 풀, 꽃 등 생동감 넘치는 초록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한지 위에 표현하면 된다. 전문적인 기술이 없어도, 서툰 솜씨라도 괜찮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그림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이렇게 모인 2026개의 그림은 축제 개막과 함께 각각의 조명으로 제작되어 '빛의 계단'에 설치된다. 시민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초록의 이미지들이 어둠 속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며, 마치 싱그러운 숲이 축제장을 감싸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가치는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 있다. 시민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축제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참여 신청은 4월 2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