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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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위해 만든 종, 550년 만에 국보가 되다

 조선 전기 범종 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남양주 봉선사 동종'이 보물 지정 60여 년 만에 국보로 승격된다. 이와 함께 고려 상감청자의 미학을 보여주는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과 17세기 공신도의 가치를 담은 '유효걸 초상 및 궤'가 새로운 보물로 지정 예고되며 우리 문화유산의 목록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이번에 국보로 예고된 봉선사 동종은 조선 8대 임금 예종이 아버지 세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봉선사를 다시 지으며 제작한 왕실 발원의 문화재다. 중국 종의 양식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문양과 조형미를 성공적으로 결합해, 조선 전기 동종 양식의 독자적인 전형을 완성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5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작 당시의 자리인 봉선사 종각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종에 새겨진 명문에는 제작 배경과 연대, 참여한 장인들의 이름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조선 전기 불교미술과 서지학 연구의 귀중한 사료로도 꼽힌다.

 

새로운 보물이 될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은 고려청자 기술이 절정에 달했던 13세기에 제작된 명품이다. 굽이 없는 독특한 형태에, 그릇의 안과 밖에 상감과 음각 기법으로 용과 국화, 파도무늬를 빈틈없이 새겨 넣었다. 마주 보는 두 마리 용을 새긴 매우 이례적인 구도는 왕실에서 사용했을 최상급 청자였음을 보여준다.

 


인조반정 공신 유효걸의 모습을 담은 '유효걸 초상 및 궤' 역시 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17세기 공신 초상화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초상화를 보관하던 함인 '궤'가 손상 없이 함께 전해져 유물의 완전성을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들 문화유산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해 국보 및 보물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