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게임 덕후와 전통 장인의 만남, 결과물 보니 '대박'

 가상현실을 대표하는 디지털 게임과 가장 아날로그적인 예술인 전통공예가 만나는 이색적인 시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수많은 유저를 보유한 인기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이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의 손을 거쳐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공예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넥슨재단의 사회공헌 사업 '보더리스'의 일환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학생들은 넥슨의 대표 게임 IP를 자유롭게 해석하고, 여기에 각자의 전공 분야인 도자, 금속, 옻칠, 자수 등의 전통 기법을 접목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을 창조했다.

 


그 결과물은 상상 이상이다. '메이플스토리'의 한 장면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 족자는 게임의 디지털 이미지를 전통 수묵화의 정갈한 필치로 재해석했으며,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을 활용한 자수 주머니는 게임 아이템에 한국 고유의 미감을 불어넣었다. 단순한 모방을 넘어, 게임 IP를 하나의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전통공예의 미학적 지평을 넓힌 것이다.

 

이번 협업은 전통공예가 박물관에 갇힌 유물이 아닌, 현시대와 호흡하는 '살아있는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전통공예의 매력을 알리고, 그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인의 기술이 최신 문화 콘텐츠와 만나 일으키는 신선한 시너지는 전통의 현대적 계승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이번 전시는 의미가 남다르다. 자사의 게임 IP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예술적 영감을 주는 문화적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문화 예술에 대한 기여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탄생한 총 7점의 작품들은 경기도 성남의 넥슨코리아 사옥과 서울 강남의 네오플 사옥에 나뉘어 전시된다. 특히 넥슨코리아 사옥 내 개방 공간에 일부 작품이 설치되어, 일반 방문객들도 게임과 전통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예술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