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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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후보 정보라, '12.3 계엄' 소재 신작 발표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정보라가 한국 현대사의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을 문학의 언어로 되살려냈다.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 사태를 정면으로 다룬 신작 소설 '처단'은, 공식 기록의 행간에 가려진 그날 밤의 공포와 개인의 삶을 파고드는 국가 폭력의 실체를 강렬하게 파헤친다.

 

소설은 거대한 정치적 사건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한순간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병원에서 아픈 가족의 곁을 지키던 노동자, 법적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해 배회하던 성 소수자, 장애인 활동가와 이주노동자, 간호사와 집회 현장의 시민들까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국가 폭력 앞에서 어떻게 가장 먼저 끊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처단'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방식으로 독자를 압도한다. 실제 그날 밤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만약 계엄이 저지되지 않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면 벌어졌을 끔찍한 상황을 장르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날 밤, 우리가 막지 못했다면'이라는 섬뜩한 가정과 마주하게 된다.

 

소설의 제목 '처단'은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의적인 장치다. 본래 권력이 시민을 향해 휘두르려 했던 폭력의 언어는, 소설 속에서 거꾸로 억압받고 지워졌던 존재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구호로 전복된다. "죽은 자들이 일어섰다"는 상징적인 문장처럼, 살아서는 말할 수 없었던 이들이 죽음을 넘어 돌아와 스스로의 존엄을 외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분노와 복수의 서사에서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연대와 돌봄의 순간들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위험 속에서 타인을 감싸 안는 손길, 쓰러진 이를 부축해 일으키는 이름 모를 시민들의 모습은 절망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처단'은 12·3 비상계엄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가장 빠르고 강력한 문학적 증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소설은 딱딱한 기록 너머에 있는 그날의 온도와 감각, 그리고 폭력에 맞서 서로를 지켜낸 사람들의 잊혀서는 안 될 순간들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새겨 넣는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