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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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목소리' 40년, 조수미를 만든 결정적 계기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자신의 음악 인생을 관통해 온 열정과 신념을 되돌아봤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흘러간 40년의 세월 속에서 그는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만연했던 클래식계의 장벽을 허문 선구자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그의 여정은 시작부터 도전의 연속이었다. 1970년대 말, 아직 학생이던 딸의 재능을 확신한 아버지가 무작정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를 찾아가 데뷔 방법을 물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만 해도 서양 고유의 문화인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 성악가는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였지만, 그는 결국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모두 섭렵한 최초의 동양인 프리마돈나가 되었다.

 


조수미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한국인 최초 그래미상 수상, 동양인 최초 이탈리아 황금 기러기상 수상, 비(非)이탈리아인 최초 국제 푸치니상 수상 등 그의 발자취는 곧 K-클래식의 새로운 역사였다. 이러한 성과는 타고난 재능과 지독한 노력, 그리고 승부욕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그의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었다. 뱃속에서부터 마리아 칼라스의 음악을 들려주며 운명을 정해준 어머니와, 20대 신예였던 그의 잠재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신이 내린 목소리'라 극찬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시킨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바로 그들이다.

 


자신이 받았던 사랑과 기회를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 그는 2024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성악 콩쿠르를 창설하며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상금을 주는 것을 넘어, 세계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믿기 때문이다.

 

데뷔 40년이 흘렀지만, 60대의 거장은 여전히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경험에 안주하는 것을 가장 위험한 일로 여기며, 예술에 관해서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날카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시간은 여전히 세계 무대를 향해 흐르고 있다.

 

사전등록 폭주한 불교박람회, '공 뽑기'로 MZ세대 홀렸다

교박람회'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 탈바꿈시켜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2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모았던 이 행사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콘텐츠와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를 예고하며 사전 등록 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테마는 불교의 근간인 '공(空)' 사상을 몸소 느끼는 체험형 전시다. 주최 측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기획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공 뽑기'다. 코인을 넣어 무작위로 공을 뽑는 이 게임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따라 스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여정을 제공한다.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공 수거'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염원과 마음을 담은 공을 전시장과 인근 봉은사에 마련된 대형 조형물에 봉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소망이 담긴 작은 공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교의 공동체 의식을 공공미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행운의 전당'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해가 지면 불교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변한다. 박람회장 인근 봉은사에서는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야간 문화 프로그램인 '야단법석 – 마음을 밝히는 밤'이 펼쳐진다. 고요한 사찰의 밤을 깨우는 이 행사는 전통적인 반야심경 독송에 현대적인 EDM과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정적인 수행 공간이 화려한 조명과 비트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며 종교적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진다.공연 라인업 역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첫날에는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와 DJ 웨건이 무대에 올라 묵직한 비트 위에 불교적 메시지를 얹은 공연을 선보인다.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DJ 소다가 EDM 파티를 이끌며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공' 모양의 풍선을 흔들며 반야심경 구절을 외치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 기존의 법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방식으로 불교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불교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강의나 법문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불교가 현대인들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전통 사찰의 정취와 첨단 전시 문화, 그리고 화려한 야간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4월 초 서울 강남을 불교의 새로운 매력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