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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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으로 나타난 미소녀들, 오위스 데뷔 팝업 개최

 키스오브라이프의 성공을 이끈 이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새롭게 선보인 버추얼 걸그룹 '오위스(OWIS)'가 데뷔와 동시에 파격적인 오프라인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막을 올린 오위스의 팝업스토어는 기존 버추얼 아이돌이 주로 남성 팬덤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여성층의 취향을 저격한 세련된 감성과 대중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린, 하루, 썸머, 소이, 유니로 구성된 5인조 멤버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펼친다'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팬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팝업스토어 현장은 입구부터 관람객을 환상적인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연출이 돋보였다. 잠옷을 입은 스태프들이 건네는 티켓을 들고 입장하면,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를 넘나드는 멤버들의 영상이 마치 실제 액자 사이를 걸어 다니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했다. 공간 곳곳에는 거대한 책상과 침대 등 비현실적인 크기의 가구들을 배치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디지털 존재를 오프라인의 감각적인 공간 경험으로 치환하려는 이해인 디렉터의 전략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팝업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여성 팬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한 굿즈와 체험 요소로 가득 찼다. 침구 브랜드와 협업해 출시한 12만 원대의 고가 베개는 그룹의 '꿈' 세계관을 상징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도트 무늬와 스트라이프 패턴을 적용한 윈드브레이커, 후드집업 등 패션 아이템들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팬심에만 호소하는 일반적인 굿즈의 틀을 깨고, 하나의 패션 브랜드로서 오위스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역시 세계관의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나비 모양 포스트잇에 소원을 적어 벽면에 붙이거나 타로카드를 통해 메시지를 받는 프로그램은 팬들이 오위스의 서사에 직접 개입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었다. 6층 미디어 전시 공간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작성한 그림 일기장이 실물로 공개되어, 디지털 플랫폼인 위버스에서만 보던 사적인 이야기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확인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MBTI부터 인생 영화까지 담긴 일기장은 버추얼 캐릭터에 입체적인 인격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오위스는 버추얼 아티스트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보여줬다. 현장에 설치된 홀로그램 장치는 멤버들의 그림자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실제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장비는 향후 멤버들이 별도의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캐릭터에 투영해 현장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팬사인회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과 오프라인 공간의 결합을 통해 버추얼 아이돌이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을 좁히고, 팬들에게 실재감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더현대 서울 5층 공간은 이달 31일까지, 6층 미디어 전시는 4월 5일까지 운영을 이어가며 팬들을 맞이한다. 이어 4월 1일부터 5일까지는 지하 2층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데뷔 프로모션의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해인 디렉터의 감각과 버추얼 기술이 만난 이번 프로젝트는 아이돌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