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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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진의 '홍도', 감정의 경계를 허물다

 연극 '홍도'가 극단 마방진의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10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주인공 홍도가 오빠의 학업을 위해 기생의 길을 택하고, 명문가 자제인 광호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신파극의 원조로, 희생과 순정, 한(恨)을 전면에 내세운다.

 

무대는 극도로 절제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얀 공간 위에 인자(人) 형상을 형상화한 구조물 하나가 지붕 역할을 하며, 여백을 통해 정서를 환기하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디자이너 차이킴의 한복 의상은 한국적 미장센을 완성하며,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홍도가 걸어 나가는 붉은 꽃길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비주얼은 비극적 운명에 놓인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공연은 형식과 리듬 사이에서 다소 엇박자를 드러낸다. 고선웅 연출의 특유의 속사포 같은 대사는 마방진의 고유성을 보여주지만, 여백을 강조한 느린 연출과 맞물릴 때 긴장감이 끊기는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빠름과 느림의 간극은 관객의 감정 이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인물의 구성은 오늘날의 시선에서는 단선적으로 읽힐 수 있다. 선명한 대비 구도와 평면적인 캐릭터는 서사를 직선적으로 이끌지만 예측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여성 인물에게 가해지는 모욕적인 언사와 기생에 대한 비난은 현대 관객에게 불편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표현은 최근 미투 운동과 사회적 변화에 비추어 볼 때 그 당위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지탱하는 힘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보석, 이도유재와 같은 베테랑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색채감이 돋보이는 의상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붉은 꽃길은 작품의 정서적 핵심을 응축해 보여준다. 이처럼 관객의 반응은 양분화되어 있으며, 나이가 많은 관객은 눈시울을 붉히고 젊은 관객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홍도'는 호불호가 명확한 공연이다. 질문을 남기는 작품으로, 10년 전 이 연극이 왜 관객의 선택을 받았는지, 그리고 2026년 다시 무대에 오른 이유를 되묻는다. 한국적 신파와 전통적 비극의 정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탐구하는 이 연극은,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26일까지 공연된다.

 

전국 벚꽃 엔딩, 춘천은 이제 시작

야간 관광 명소로 떠오를 춘천풍물시장 야시장이 연이어 문을 열고 상춘객을 맞이한다.춘천 북산면 부귀리에 위치한 1.2km의 S자 벚꽃길은 아는 사람만 찾던 숨은 명소다. 서울 등지의 벚꽃이 질 무렵에야 만개하기 때문에, 미처 꽃구경을 즐기지 못한 이들에게 마지막 봄의 선물이 되어준다. 벚꽃 터널 사이로 언뜻 보이는 소양호의 풍경은 이곳만의 덤이다.이 특별한 풍경 속에서 '2026 춘천 부귀리 벚꽃잔치'가 11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벚꽃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15일에 개막식을 열고, 축제 기간 내내 버스킹 공연과 떡메치기, 도토리전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 지역 농특산물 판매 부스 등을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낮 동안 벚꽃의 정취에 흠뻑 빠졌다면, 밤에는 새로운 매력을 뽐내는 야시장이 기다린다. 춘천풍물시장에서 10일 개장하는 '춘풍야장'은 먹거리와 공연, 체험 콘텐츠가 결합된 야간형 시장 프로그램으로, 춘천의 밤 문화를 책임질 새로운 관광 자원이다.춘풍야장은 올해 상반기(4월~6월)와 하반기(9월~10월)로 나뉘어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다채로운 버스킹 공연과 플리마켓, 경품 이벤트 등이 함께 열려 시민에게는 일상 속 휴식 공간을, 관광객에게는 춘천의 색다른 밤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이처럼 춘천시는 늦은 벚꽃 축제와 새로운 야시장 개장을 통해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 코스를 선보인다. 10일 저녁, 춘천풍물시장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개장식을 시작으로 '춘풍야장'이 그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