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붓 대신 망치 든 김을, 사막에 예술 공간 짓다

 한국의 중견 미술가 김을 작가가 기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건축물 형태의 작품을 몽골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집약한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를 오는 5월 31일부터 7월 4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남쪽 사막 지대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야외 전시를 넘어,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 예술적 오아시스를 구축하려는 거대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몽골 사막에 세워지는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모티브로 삼아 2층 규모의 건물로 제작되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어 평단과 관람객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명칭에 포함된 '트와일라잇'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이 건축물은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환상이 교차하는 미지의 중간 지대를 상징하며 관람객이 직접 내부로 들어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김을 작가의 예술적 행보는 전통적인 미술 장르의 엄격한 구분을 전면적으로 해체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선과 색으로 평면 위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반적인 드로잉의 개념을 거부하고, 붓이나 연필 대신 망치로 드로잉을 한다고 선언하며 파격적인 접근을 시도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대형 작품 '갤럭시'는 장장 3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검은 벽면 위에 무려 1350점의 다채로운 드로잉을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배치하여, 회화와 조각, 판화의 요소를 한 공간에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다.

 

평면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비욘드 더 페인팅' 연작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작가는 일반적인 캔버스 대신 10센티미터 두께의 입체적인 화폭을 사용하고, 그 표면에 작은 미니어처 창문을 뚫어 캔버스 너머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물리적 구조는 작품을 단순한 2차원 평면이 아닌 3차원적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표면적인 이미지를 넘어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능동적으로 상상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회화와 조각, 건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업 방식은 일종의 종합예술적 성격을 띤다. 작가는 굳어진 미술사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동시대의 새로운 미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존의 틀을 탈피해 왔다. 가구에 그림을 접목한 '무제' 작품이나 캔버스에 일상의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는 방식 등은 모두 현실의 사물들을 예술적 허구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반대로 예술적 상상력을 현실 공간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려는 치열한 실험의 결과물이다.

 

1954년생으로 올해 72세를 맞은 김을 작가는 금속공예와 산업미술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활발히 전시를 이어왔으며,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과 2018년 '이중섭미술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증명했다. 이번 몽골 사막 프로젝트는 그의 오랜 예술적 탐구가 집약된 스튜디오 내부의 다양한 드로잉과 회화 작품들을 척박한 이국의 자연 속에서 한 달여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로티·로리와 숲산책, 롯데월드 '꿈의 루프' 전격 공개

겨놓은 듯한 특별한 정원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폐쇄된 공간으로서의 놀이공원을 넘어, 자연과 호흡하는 열린 공간에서도 방문객들에게 설렘과 휴식을 동시에 전달하려는 시도로 기획되었다.'꿈의 루프(Fantasy Loop)'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이 정원은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상징하는 짜릿한 어트랙션들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정원 곳곳에는 '아트란티스'와 '후렌치레볼루션'의 궤도를 연상시키는 루프형 구조물과 산책로가 배치되어, 관람객들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테마파크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대표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가 배치된 포토존은 가족과 연인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정원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식재 설계에도 세심한 공을 들였다. 단순히 시각적인 화려함에 치중하지 않고,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정원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구성했다. 따뜻한 봄과 여름에는 함박꽃나무와 원평소국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고, 가을이 깊어지면 산사나무와 상수리나무가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계절의 결실을 보여준다. 이는 방문객들이 박람회 기간 내내 언제 방문하더라도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방문객들과의 소통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도 풍성하게 준비되었다. 정원 공개를 기념해 5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인증샷 이벤트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정원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시민들은 초록빛 숲속에 설치된 독특한 루프 구조물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사진을 남기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도심 속 정원이 주는 즐거움을 널리 알리는 주체가 된다.이번 정원 조성은 롯데월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환경 경영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수년 전부터 ESG 경영을 선포하고 '그린 월드'라는 비전 아래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 온 롯데월드는, 지난해 그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 표창을 받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박람회 참가는 기업의 환경적 가치를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적 형태로 치환해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롯데월드 측은 테마파크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도심 속 숲에서도 시민들에게 '즐거운 쉼'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깊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 동안 서울숲의 '꿈의 루프' 정원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환상적인 휴식처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과 인공적인 상상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공간은 2026년 서울의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장식하는 가장 특별한 정원으로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