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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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렛잇고' 원작자, "한국 관객, 상상 그 이상 볼 것"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디즈니의 마법이 올여름 서울 샤롯데씨어터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오는 8월 13일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리는 뮤지컬 '겨울왕국'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재현을 넘어, 무대 예술만이 가질 수 있는 웅장함과 깊이 있는 서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핵심은 원작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새롭게 추가된 넘버들에 있다. 작품의 음악을 책임진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스와 로버트 로페스 부부는 이번 한국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철학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작곡가 크리스틴은 대표곡 '렛 잇 고'를 작업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억눌러야 했던 분노와 슬픔 등 강렬한 감정들을 음악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녀에게 이 곡은 단순히 성을 떠나는 엘사의 노래가 아니라, 오랫동안 통제받아온 거대한 감정이 마침내 밖으로 터져 나오는 해방의 순간을 상징한다. 이러한 감정의 폭발은 뮤지컬 무대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1막의 엔딩으로 배치된 이 곡은 엘사가 무대를 얼음으로 뒤덮는 압도적인 시각 효과와 결합하여, 두려움이 경이로움으로 변하는 최고조의 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뮤지컬 판에서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곡들이 추가되어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한다. 엘사의 내면을 더 깊이 파고드는 '데인저러스 투 드림'은 그녀의 내성적이고 명상적인 고뇌를 자연의 비유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다. 반면 안나의 곡들은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는 그녀의 밝고 선명한 에너지를 반영하여 빠른 템포와 화려한 색채감을 띠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엘사의 두려움을 극대화한 곡 '몬스터'는 강력한 힘을 가졌음에도 이를 부정해야만 하는 인물의 비극적 운명을 담아내며 극의 긴장감을 한층 높여준다.

 

음악적 세밀함은 악기 선택 하나하나에도 깃들어 있다. 크리스틴은 플루트의 순수한 음색과 오보에의 성숙한 느낌을 대조적으로 활용하여 장면마다 다른 온도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녀에게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함께 숨 쉬고 움직이는 또 하나의 캐릭터와 같다. 어떤 악기가 멜로디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감정선이 달라지기에, 오케스트라의 모든 선율은 서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로페스 부부는 화려한 수상 경력보다 동료들과의 협업에 대한 감사함을 먼저 전했다.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상을 모두 두 차례씩 석권한 로버트 로페스는 아내 크리스틴을 가장 역동적인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치켜세우며, 매일 함께 곡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축복이라 표현했다. 또한 종이 위의 악보를 입체적인 공연으로 탈바꿈시킨 편곡자와 음악감독의 공로를 잊지 않으며, 창작진의 완벽한 호흡이 일구어낸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관객들을 향한 로페스 부부의 기대 섞인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미 영화를 통해 익숙한 이야기일지라도, 무대 위에서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이 관객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라는 확신이다. 특히 2막 끝에 배치된 반전과 올라프의 등장 등 무대만의 독창적인 연출은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까지도 단숨에 매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 동안, 뮤지컬 '겨울왕국'은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할 전망이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