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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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이 살아 움직인다”…국중박 분장놀이 열풍


백제 금동대향로가 뚜껑을 열고 흰 연기를 내뿜으며 무대 위를 걷는다. 금빛으로 온몸을 꾸민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과 만난다. 버려진 종이상자와 수백 개의 병뚜껑으로 삼국시대 금동신발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최근 이 행사는 SNS에서 4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과거 박물관은 조용히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사실 예술 작품을 사람들이 직접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사람의 몸과 주변 배경으로 재현한 뒤 그대로 멈춰 있는 ‘활인화(Tableaux Vivants)’가 사교적인 오락으로 인기를 끌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활용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우리 문화유산에 접목했다. 2025년 처음 시작한 ‘국중박 분장놀이’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던 유물을 사람들이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이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공부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익숙하게 보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 진열장 속 유물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전국 4개 권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참가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까지 찾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현했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단순히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직접 문화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재미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행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역 박물관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형 국립박물관에 비해 지방 공립박물관은 인력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역에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향토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이런 유물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를 실제 기획으로 이어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 공립박물관에서는 소수의 학예사가 유물 관리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문화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번 ‘국중박 분장놀이’의 흥행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따라서 이 기획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박물관으로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도 비슷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향토 문화유산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접 유물을 표현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박물관은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될 수 있다.

 

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가능성이 수도권의 대형 박물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진열장 속에 머물던 유물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 찾은 외국인 10명 중 4명, “이것” 탔다

크루즈 상품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17일 지역관광업계에 따르면 팬스타그룹이 운영하는 미라클 크루즈에는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등 70여 개국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미라클 크루즈는 부산과 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국제항로를 운항한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단거리 여행 수요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의 탑승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휴가철인 지난달에는 전체 승선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약 45%까지 올라갔다. 승객 10명 가운데 4~5명이 외국인이었던 셈이다.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여행지에 도착해 명소를 둘러보는 것뿐 아니라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즐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체험형 여행 수요가 부산의 크루즈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실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미라클 크루즈에 탑승한 외국인은 약 1만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권을 제외한 관광객이 26%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국적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승객의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팬스타 측은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미라클 크루즈가 단순히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교통수단을 넘어 K-해양관광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계획에도 크루즈가 주요 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라클 크루즈를 부산 여행 중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라 주요 일정으로 미리 계획한 뒤 예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예약 시점에서도 계획형 여행 수요가 나타났다. 출항 1~3개월 전에 예약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길게는 6개월 이상 앞서 예약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정보를 찾고 예약하는 방식은 개별자유여행객(FIT)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이 활용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포털 검색과 공식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예약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직접 예약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팬스타는 늘어난 국내외 이용객과 가을 여행 수요에 맞춰 다양한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오는 30일까지 팬스타 미라클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는 고객에게 객실과 출항 일정에 따라 최대 6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오는 12월까지는 매주 토요일 선상 라이브 공연과 불꽃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크루즈 숙박과 미식 경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불꽃 크캉스 패키지’도 선보인다.팬스타 관계자는 최근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심을 넘어 바다까지 여행 경험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부산에서 출발하는 K-크루즈 관광상품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