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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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뒤흔든 ‘잉어 연적’ 실물 본다…국중박 화제템 출격

 SNS를 뜨겁게 달군 한 청년의 재치 있는 ‘유물 코스프레’가 박물관 수장고 깊숙이 잠들어 있던 희귀 유물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2026 국중박 분장놀이’ 대상 수상작의 원본 유물인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전격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3일부터 오는 10월 22일까지 한 달간 상설전시관 3층 분청사기·백자실에서 조선시대 희귀 유물인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특별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 전시의 출발점은 지난 19일 성황리에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다. 당시 참가자 전은슬 씨는 머리부터 몸통까지 잉어 모양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것은 물론, 자신의 오른팔 전체에 파란색 물결을 세밀하게 그려 넣어 거친 물살을 헤치고 솟구치는 잉어의 펄떡거림을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박물관 측은 연적 특유의 형태적 재현도뿐만 아니라 유물이 가진 서사적 생동감을 극대화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며 전 씨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유물에 담긴 스토리와 수상자의 현실이 만든 미묘한 오버랩이었다. 해당 유물은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 잉어가 마침내 용으로 변한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를 형상화한 조선 시대 연적이다. 힘겹게 현실의 벽을 넘으려는 취업 준비생 수상자의 상황과, 용이 되기 위해 힘차게 뛰어오르는 잉어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교차하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사실 이 유물은 지난 2021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의 소중한 일부지만, 그동안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 인지도 유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민이 직접 참여한 분장 놀이를 매개로 유물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실물 유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관람객들의 문의와 요청이 쇄도했고, 박물관 측이 이에 응답해 한 달간의 긴급 특별 전시를 전격 결정한 것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올해 ‘국중박 분장놀이’ 대상 수상작에 신선한 영감을 준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관람객들에게 직접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MZ세대의 재발랄한 분장으로 재해석된 모습과 조선시대 장인의 숨결이 담긴 실제 유물을 비교해 보며 박물관과 유물이 주는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민의 창의적인 시선이 유물의 가치를 깨운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대중과 유쾌하게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적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10년 발굴한 가야 왕성, 12가지 색으로 만난다

발굴조사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경남 김해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 1층 로비에서 체험전시 ‘채색, 봉황: 색으로 가야 왕성의 기억을 되살리다’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김해 봉황동 유적은 김해를 중심으로 발전한 금관가야의 왕성으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굴조사가 이뤄진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의 생활 유적인 봉황대가 합쳐진 유적으로, 2015년 9월부터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이번 전시는 지난 10년간 발굴 현장에서 발견한 다양한 ‘색’에 주목했다. 발굴된 유물과 유적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조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록과 현장의 흔적까지 전시해 가야 왕성의 모습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전시장에서는 출토 유물의 복제품을 비롯해 고고학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작성한 메모와 작업복, 보고서 교정본 등도 만날 수 있다. 유물에 담긴 과거의 이야기뿐 아니라 이를 찾아내고 기록한 사람들의 활동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1부 ‘터: 왕성이 품어온 시간의 색’에서는 봉황동 유적이 간직한 시간과 발굴 현장을 색을 통해 살펴본다.2부 ‘사람: 고고학자도 이만, 퇴근합니다’에서는 유적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고고학자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발굴 현장에서 사용된 자료와 기록 등을 통해 고고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유적을 조사하는지 엿볼 수 있다.3부 ‘장소: 만남은 늘 새로움을 만든다’에서는 봉황동 유적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준다.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출토 유물 복제품을 살펴보면서 봉황동 유적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또 전시를 통해 고고학자들의 조사 과정과 발굴 현장을 접할 수 있다.특히 전시에 활용된 열두 가지 색 가운데 관람객이 다섯 가지 색을 직접 선택해 기념품인 ‘봉황 색채 상자’를 받아 갈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색을 고르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해 봉황동 유적은 10년 동안 이어진 발굴조사를 통해 금관가야의 왕성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유물 중심이 아닌 ‘색’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가야의 기억과 발굴 현장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