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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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전공자의 졸업 후 세계관, 여기서 공개

 한예종 무용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춤의 미래를 묻는 대화의 장을 연다. 무대 위 몸의 언어가 기술 변화와 창작 환경, 예술가의 삶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읽힐 수 있는지 살피는 자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은 오는 16일과 19일, 20일 서울 서초캠퍼스에서 개원 30주년 기념 강연·포럼 ‘몸, 그리고 내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30년간 무용원이 쌓아온 교육과 창작의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무용이 마주할 질문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다.

 

프로그램은 ‘몸’을 중심에 두고 구성됐다. 졸업 이후 예술가로 살아가는 방식, 국제 예술 현장에서의 협업,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바꾸는 신체 감각,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창작 과정 등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예술감독, 프로듀서, 작가, 드라마투르그를 비롯해 무용원 졸업생과 재학생이 발표와 강연에 참여한다.

첫 일정인 16일에는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주제로 논의가 열린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활동하는 현대무용축제 ‘무빙 인 노벰버’의 케르스틴 슈로트 예술감독은 국제 무용 현장에서 예술가와 축제, 기관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협업을 이어가는지 소개한다. 창작 활동이 개인의 역량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시대에, 네트워크와 협력의 의미를 짚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무용원 졸업생 이지수, 오현택, 박윤슬이 각자의 활동 경험을 공유한다. 이들은 졸업 이후 무대와 현장에서 맡아온 역할, 프리랜서 예술가로서의 현실,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작업 등을 바탕으로 무용 전공자의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학교 이후의 시간이 예술가에게 어떤 선택과 질문을 남기는지도 함께 드러난다.

 

19일에는 기술 변화가 몸과 춤에 던지는 질문이 중심이 된다. 박지선 프로듀서는 ‘기술시대에 몸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환경이 예술 창작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춤의 핵심인 신체성과 감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기술이 몸을 확장하는 동시에 대체하려는 시대에, 무용이 지닌 고유한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자리다.

 

같은 날 재학생 박지유는 ‘Hierarchy and Deconstruction’을 발표한다. 위계와 해체라는 개념을 통해 움직임과 관계, 구조를 탐색하는 발표다. 이후 무용원 이론과 예술전문사 정소현이 대담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강연과 발표에서 제기된 논의를 확장한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몸의 능력과 창작의 시간이 다뤄진다. 작가 겸 공연예술가 김원영은 ‘힘과 능력, 그리고 춤’을 주제로 몸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춤이 이를 어떻게 새롭게 감각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한다. 몸을 평가하거나 분류하는 기준을 넘어,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다른 가능성을 사유하는 강연이 될 전망이다.

 

이진아 드라마투르그는 ‘춤이 춤추게 되기까지’를 통해 하나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 전 거치는 과정에 주목한다. 안무가와 무용수, 드라마투르그와 제작진이 나누는 대화, 리서치와 조율의 시간이 어떻게 공연의 형태를 만들어가는지 짚는다. 관객이 만나는 공연 뒤편의 창작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재학생 조정익은 ‘적응하는 몸, 저항하는 몸’을 발표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움직이는 몸과 동시에 그 환경에 질문을 던지는 몸을 함께 탐색하며, 이번 포럼의 주제인 ‘몸, 그리고 내일’과 맞닿은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나경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은 이번 행사가 다양한 세대와 분야의 관점에서 몸과 춤, 예술가의 삶과 교육을 되짚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원 30주년을 맞은 한예종 무용원의 이번 포럼은 기념행사를 넘어, 춤이 기술과 사회 변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고 지속될 수 있는지 묻는 자리다. 무용의 현재를 바라보는 동시에, 몸이 만들어갈 다음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