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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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열기가 극장 밖 역사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 팔달교에서 북쪽으로 40km가량 달리면 닿는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

 


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

 

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

 

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

 

광화문에 8m 슬라이드? 도심 워터파크 전격 개장

일대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여름 축제인 '2026 서울썸머비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146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도심형 피서지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은 이 행사는 올해 더욱 확장된 규모와 다채로운 콘텐츠로 무장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올해 축제의 핵심은 행사 구역의 대폭적인 확장이다. 기존 광화문광장에 국한됐던 공간을 세종로공원까지 넓혀 물놀이 시설은 물론 모래 놀이터와 먹거리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웨이브 서머, 플레이 서울'이라는 슬로건 아래 조성되는 행사장은 크게 세 가지 테마 구역으로 나뉜다. 도심 한복판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빌딩 숲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은 오직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가장 기대를 모으는 '워터웨이브존'에는 8m 높이에 달하는 대형 워터슬라이드와 시원한 물벼락을 선사하는 워터 버킷이 설치된다. 대형 수영장을 갖춘 이 구역은 쾌적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하루 8회차로 나누어 인원을 제한함으로써, 방문객들이 인파에 치이지 않고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도심 속 물놀이 시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혼잡도를 낮추려는 운영진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는 '플레이웨이브존'이 최고의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전국 5곳의 유명 해변에서 직접 공수해 온 20톤의 모래로 만든 '샌드 아지트'는 지름 12m의 거대한 돔 형태로 조성되어 아이들에게 도심 속 모래놀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과 다양한 파트너사들의 협업 부스가 마련되어, 물놀이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채웠다.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플레이마켓존'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공간이다. 그동안 물놀이 도중 식사를 해결하기 마땅치 않았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7대의 푸드트럭이 상주하는 전용 먹거리 구역을 신설했다. 이로써 방문객들은 한 공간에서 물놀이와 휴식, 그리고 식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도심 피서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완성도 높은 축제 환경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무료로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매일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열어 직장인들의 퇴근길 발걸음까지 붙잡을 예정이다. 서울관광재단 측은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가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활력을, 외국인들에게는 서울만의 역동적인 여름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약 방법과 세부 프로그램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도심 속 해변이라는 낭만적인 풍경은 올여름 서울의 가장 뜨거운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