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생토마토는 효과 없다? 토마토소스가 암을 물리치는 진짜 이유...

 토마토에 풍부하게 함유된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란 이프라한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전 세계 121개의 선행 연구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메타분석으로, 약 460만 명에 달하는 방대한 참가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최소 2년에서 최대 32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추적 조사된 119개 연구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을 라이코펜 섭취량과 혈중 라이코펜 농도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암 발생률과 사망률의 차이를 면밀히 비교했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라이코펜과 암 예방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이코펜을 많이 섭취한 그룹은 적게 섭취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전체 암 발생 위험이 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암 발생 위험이 무려 11%까지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10μg/dL(약 6~15㎎의 라이코펜 섭취량에 해당) 증가할 때마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이 5%씩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라이코펜 섭취량과 암 발생 위험 사이에 용량-반응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특정 암 유형에서 라이코펜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립선암의 경우, 라이코펜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라이코펜의 전립선암 예방 효과를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또한 폐암의 경우,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35%까지 감소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암 사망률 측면에서도 라이코펜의 효과는 명확했다. 라이코펜을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1~16% 감소했으며,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최대 24%까지 사망률이 낮아졌다. 이는 라이코펜이 암 예방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라이코펜이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메커니즘에 대해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며,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DNA 손상을 방지함으로써 암세포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라이코펜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생물학적 기전을 통해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흥미로운 점은 라이코펜의 섭취 형태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가공된 토마토 제품(토마토소스, 퓌레 등)이 생토마토보다 라이코펜의 생체이용률이 높아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토마토를 가열 조리하면 라이코펜의 구조가 변화하여 인체가 더 쉽게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마토 소스나 토마토 수프 등 가열 조리된 토마토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생토마토를 먹는 것보다 라이코펜 섭취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라이코펜 섭취 방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식이 형태와 조리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이코펜의 최적 섭취량과 가장 효과적인 섭취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토마토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토마토는 가급적 잠들기 전에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토마토에 함유된 산성 성분이 식도 점막을 자극해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마토는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건강에 좋지만,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해 자기 전에 먹으면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깰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건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Frontiers'에 최근 게재되었으며, 토마토와 토마토 제품의 정기적인 섭취가 암 예방과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상 식단에 토마토를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