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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찌르는 고통 끝"…네이처가 주목한 '인슐린 크림', 당뇨 치료 패러다임 바꿀까

 매일 바늘로 몸을 찔러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의 고통을 획기적으로 덜어줄 새로운 길이 열렸다. 중국 저장대 연구팀이 피부에 크림처럼 바르기만 하면 최대 12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크림' 개발에 성공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그 놀라운 효과를 입증했다. 이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되며 전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개발은 통증과 감염의 위험을 동반했던 기존 주사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인슐린 크림의 핵심은 피부 표면과 내부의 자연적인 산성도(pH) 차이를 이용하는 독창적인 약물 전달 기술에 있다. 본래 인슐린은 분자 크기가 매우 커서 피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기에, 환자들은 매일 주사를 맞거나 몸에 인슐린 펌프를 부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P(oligo-arginine-based polymer)'라는 특수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약산성(pH 5)을 띠는 피부 표면에서 양전하(+)를 띠도록 설계된 이 물질은 인슐린을 품고 피부 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한다. 이후 중성(pH 7.4) 환경인 피부 내부에 도달하면 전하가 없는 상태로 변하면서 혈관과 림프관으로 손쉽게 흡수되는 원리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슐린 크림 'OP-I'의 효과는 동물실험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당뇨에 걸린 쥐에게 크림을 바르자 단 1시간 만에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그 효과는 기존 주사제와 대등한 수준으로 무려 12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기존 약물 전달 기술에 사용되던 물질보다 월등히 뛰어난 결과다. 특히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더 유사한 미니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크림을 바른 지 2시간 안에 혈당이 정상화되고 12시간 동안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등 유사한 성공을 거두며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번 기술은 뛰어난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확장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체내에 흡수된 인슐린은 간, 지방, 골격근 등 혈당 조절 핵심 조직에 축적되어 점진적으로 방출됨으로써, 주사제보다 더 완만하고 지속적인 혈당 조절 효과를 보였다. 현재까지 동물실험에서 염증 반응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연구진은 나아가 이 OP 접합 기술이 인슐린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펩타이드나 단백질, 핵산과 같은 거대분자 약물까지 피부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주사제로만 투여가 가능했던 다양한 치료제의 투약 방식을 바꿀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시사한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