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이것'만 해도 혈압약 수준…돈 안 들이고 혈압 낮추는 4가지 비법

 흔히 스트레스나 짠 음식이 고혈압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우리의 혈압은 생각지도 못한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요동친다. 정상 범주(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를 벗어난 높은 혈압이 지속될 경우, 이는 심부전,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심장 질환은 물론 뇌졸중, 신부전 등 각종 합병증의 위험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침묵의 살인자'로 돌변한다. 따라서 혈압을 위협하는 숨겨진 요인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적정 수준의 혈압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 혈압 상승의 의외의 원인과, 약 없이도 혈압을 낮출 수 있는 손쉬운 방법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혈압을 올리는 범인은 예상 밖의 장소와 상황에 숨어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변 참기'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년 여성이 3시간가량 소변을 참았을 때 혈압은 수축기 4포인트, 이완기 3포인트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광이 팽창하며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즐거운 대화든 격렬한 논쟁이든, 감정적 흥분을 유발하는 '대화' 자체도 혈압을 순간적으로 높이며,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 영향이 더 크다. 의사의 흰 가운만 봐도 혈압이 오르는 '백의 효과(white coat effect)' 역시 병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과 불안감이 원인이다. 이 외에도 외로움이 유발하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저염식을 하더라도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으로 인한 '칼륨 결핍' 역시 신장의 나트륨-칼륨 균형을 깨뜨려 혈압을 높이는 뜻밖의 복병이 될 수 있다.

 


다행히도 혈압을 낮추는 방법이 반드시 어렵고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심호흡'이다. 혀를 윗니와 입천장이 만나는 지점에 대고, 4초간 코로 숨을 들이마신 뒤 7초간 숨을 멈추고, 다시 8초에 걸쳐 입으로 숨을 내쉬는 간단한 호흡 훈련만으로도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완화해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식단에서는 '채소'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에 풍부한 칼륨은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므로, 채식 위주의 식단은 혈압을 약 7포인트까지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달콤한 '낮잠' 역시 혈압약만큼이나 효과적인 혈압 강하 방법으로, 1시간의 낮잠이 평균 3포인트의 혈압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혈압 관리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핵심이다. 특히 저녁 식사 후 TV 앞에 바로 눕기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제자리걸음 등 '저녁 활동량'을 늘리는 습관은 혈압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혈압은 아침에 가장 높고, 활동이나 스트레스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므로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올바른 측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가장 정확한 측정 시간은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약 복용 전)와 저녁 시간대이며, 최소 5분 이상 안정된 상태에서 1~2분 간격을 두고 두 번 측정해 평균값을 내는 것이 좋다. 이처럼 내 몸의 혈압 변동 패턴을 이해하고 숨겨진 위험 요소를 피해 나가는 지혜로운 생활 습관이야말로 최고의 혈압 관리 비법이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