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된장 곰팡이, 암 유발 주의보

 평소 건강식으로 손꼽히는 된장과 식물성 기름, 견과류가 제조나 보관 상태에 따라 암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로 돌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암 연구 분야에서 35년의 경력을 쌓은 배석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한 건강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식재료 관리의 위험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핵심은 음식 자체가 가진 영양 성분이 아니라,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있었다.

 

배 교수가 가장 먼저 주의를 당부한 식품은 된장이다.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된장이지만, 메주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플라톡신은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과거 유럽의 한 농장에서 사료용 콩의 곰팡이 오염으로 인해 칠면조 10만 마리가 폐사한 사건의 원인이기도 했다. 콩 자체는 무해하더라도 발효 중 섞여 들어가는 나쁜 곰팡이가 치명적인 독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특히 가정에서 직접 담그는 된장은 위생 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메주를 띄울 때 생기는 푸른색, 검은색, 노란색 곰팡이 중에는 유익한 균도 있지만 해로운 균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육안으로 곰팡이를 걷어낸다고 해도 이미 내부까지 균사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크며, 무엇보다 아플라톡신은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통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제조 환경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름과 견과류 역시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식물성 기름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은 공기와 접촉하거나 고온에 반복 노출될 경우 산패 현상이 일어난다. 배 교수는 튀김 요리처럼 기름을 여러 번 재사용하는 행위가 몸 전체의 염증 수치를 높이고 피부 건강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한 번 가열하고 버리는 일반적인 조리 방식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기름의 반복 사용을 자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견과류의 경우 개봉 후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문제다. 지방 함량이 높은 견과류는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산패가 진행되어 맛이 변할 뿐만 아니라 독성이 생길 수 있다. 캔이나 대용량 봉지를 뜯은 뒤 몇 달씩 상온에 두고 섭취하는 습관은 지양해야 한다. 배 교수는 개봉 후 며칠 내에 소비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장기 보관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할 것을 권장했다.

 

결국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아무리 귀한 식재료라도 산패되거나 곰팡이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하는 독소로 변하기 때문이다. 한 번에 먹을 양만큼 소분하여 구매하고, 개봉한 식재료는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단순한 원칙이 암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배 교수의 이번 조언은 일상적인 식습관 속 숨어있는 위험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남 도솔암, 일출·일몰 한자리서 보는 '둘레길 명당'

고 북쪽 접경지역의 DMZ 평화의 길까지 연결된 이 거대한 길은 단순히 물리적인 선을 넘어선다. 오랫동안 끊겨 있던 해안 오솔길과 구불구불한 논두렁, 포구의 둑길을 하나로 이으며 국토가 간직해 온 유구한 역사와 인문학적 가치를 복원해내는 작업이다. 도보 여행자들은 이 길 위에서 우리 땅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한다.아득한 전체 구간 중에서도 전남 강진과 해남을 관통하는 지점은 코리아둘레길의 백미로 꼽힌다. 이곳은 남해안을 따라온 남파랑길이 마무리되고,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서해랑길이 새롭게 시작되는 상징적인 장소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비로소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과 정체성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끝과 시작이 맞물리는 이 구간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이나 새로운 다짐이 필요한 여행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장소로 명성이 높다.해남의 도솔암은 이 여정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명당 중 하나다. 기암괴석 사이에 위태로운 듯 평온하게 자리 잡은 이 암자는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새벽녘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저녁 무렵 서해로 잦아드는 낙조를 동시에 품을 수 있다는 점은 도보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코리아둘레길이 선사하는 최고의 보상 중 하나다.인문학적 깊이를 더해주는 강진의 다산초당 역시 둘레길의 핵심 거점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 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기며 학문을 닦았던 이곳은 남도 길에 서린 고단한 역사와 선비 정신을 상징한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초당에 들어서면 선생이 직접 판 연못과 바위에 새긴 글귀들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길은 단순히 걷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인물과 대화하며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된다.코리아둘레길의 완성은 지역 경제와 문화 보존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소외되었던 작은 포구와 마을들이 길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둘레길 이용객들을 위해 낡은 민박을 정비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걷기 도시락'을 개발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여행자들은 길 위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소박한 풍경을 통해 우리 국토에 대한 애착을 더욱 키워나간다.국토의 실핏줄을 따라 걷는 이 여정은 이제 전 국민의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쉼 없이 이어지는 파도 소리와 산등성이를 타고 넘어오는 바람은 걷는 이의 피로를 씻어준다. 남파랑길의 끝자락에서 서해랑길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여행자는 비로소 한반도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일원임을 깨닫게 된다. 4,500km의 길 위에 새겨진 수많은 발자국은 오늘도 우리 국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며 다음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